‘9번 3할타자→1번 볼넷머신→2번 홈런왕’ 류지현, 파격 라인업 내세운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3.25 05: 30

 류지현 LG 감독은 스프링캠프 기간 내내 타순을 묻는 질문에 “김현수는 몇 번을 친다 이런 것이 아니라 타순 전체의 연결을 고민하고 있다. 데이터 등을 분석해 가장 적합한 타순을 여러 가지로 생각한다”고 했다. 
류 감독은 지난해 11월 사령탑에 취임한 이후 ‘빅5’ 외야수의 기용과 공격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타순 조합을 고민해 왔고, 시범경기에서 그가 구상하는 라인업 윤곽을 드러냈다.
LG 외야진에는 김현수를 비롯해 홍창기, 이형종, 채은성, 이천웅이 있다. 모두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들, 지명타자 자리까지 돌려도 한 명은 선발 라인업에서 빠질 수 밖에 없다. 류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제각각 장점이 있는 5명을 주전과 백업으로 구분하지 않고, 상대 투수 유형과 컨디션에 따라 기용할 뜻을 보였다.  

류 감독이 또 고심한 것은 현대 야구 흐름에 맞게 강한 2번타자였다. 류 감독은 리그와 LG 타순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4~5번 보다 2~3번에게 찬스가 가장 많이 걸린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2번 라모스, 3번 김현수 카드를 실험하고 있다. 그는 “단발성은 아니다. 캠프 전에 미팅을 통해 그림을 그려놓고 준비하는 것이다. 라모스와는 시범경기를 앞두고 데이터분석팀, 타격코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홈런 2위에 오른 라모스는 올해 정규시즌에서는 2번으로 많이 출장할 예정이다.  
삼성과 LG가 14일 연습경기에서 난타전을 벌였으나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LG 류지현 감독이 선수단과 미팅을 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톱타자는 출루율이 좋은 홍창기, 홍창기 이전에 톱타자로 활약한 이천웅이 번갈아 기용된다. 2번 라모스-3번 김현수가 되면, 4번타자는 이형종 또는 채은성이 맡는다. 
류 감독은 “4번타자로 이형종과 채은성이 맡아도 충분하다. 채은성은 기존에 5번을 주로 쳤는데, 하나 앞으로 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채은성은 2018시즌 119타점으로 LG 프랜차이즈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을 세웠다. 이형종은 지난해 wRC+가 김현수와 거의 비슷했고, 81경기에서 17홈런과 OPS .915로 장타력을 보여줬다.
그렇다고 2번 라모스가 고정은 아니다. 류 감독은 “좌타자인 라모스는 좌투수에 조금 약하다”고 했다. 좌완 선발 상대로는 2번에다 우타자 이형종을 두고 3번 김현수-4번 라모스 타순을 생각하고 있다. 
지난해 타율 3할을 기록한 유격수 오지환은 체력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9번에다 주로 배치한다. 류 감독은 “오지환이 9번 고정은 아니다. 6~7번도 가능하다”고 유동성은 뒀다. 오지환이 주로 9번으로 나서면 우완 선발 상대로 9번부터 3번까지 좌타자가 줄줄이 나오는 타선이 된다. 
류 감독은 “상대가 좌완 불펜 투입을 어렵도록 좌우 지그재그 타선을 하고 싶은 욕심도 있는데, 우리 선수 구성상 안 되더라. 홍창기, 김현수, 오지환은 좌투수에 약한 게 아니라 좌타자가 줄줄이 연결되는 것을 그렇게 고민은 안 한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현대 야구 흐름의 변화도 봐야 한다. 내가 선수 때 스몰볼을 했다고 스타일을 고집할 것이 아니다. 지금 LG 선수 구성에 맞는 야구 스타일을 해야 한다. 과거 고정관념은 버려도 된다”고 자신이 추구하는 타순과 야구 색깔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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