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잊은 한화와 롯데의 설레는 봄, 올해는 진짜 다르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3.25 06: 03

한화와 롯데가 설레는 봄을 보내고 있다. 연습·시범경기부터 확 달라진 모습으로 새 시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매년 이맘때 나오는 ‘올해는 다르다’의 새 버전이지만 올해는 진짜 다른 느낌을 준다. 
두 팀 모두 시범경기 개막 후 나란히 3연승을 달리고 있다. 앞서 연습경기를 포함하면 한화는 6승3패를 기록 중이고, 롯데는 10승1패로 패배를 잊은 모습이다. 승패가 중요하지 않은 기간이라 해도 경기 내용이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지난해 창단 첫 10위로 추락하며 대대적인 팀 쇄신을 펼친 한화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체제에서 분위기부터 바뀌었다. 베테랑 선수들이 나간 자리에 기회의 문이 열렸다. 수베로 감도근 연습·시범경기 내내 사실상 2개팀으로 나눠 모든 선수들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면서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 내야수 박정현, 외야수 유장혁, 포수 허관회 등 20대 초반 선수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 한화 수베로, 롯데 허문회 감독(왼쪽부터) /OSEN DB

수베로 감독 야구 스타일도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유격수가 우익수 앞에 서는 등 포지션 파괴에 가까운 수비 시프트는 리그 트렌드로 떠오를 조짐. 4~5선발 자리에 2명씩 짝지은 ‘1+1’ 전략, 공을 최대한 고르는 출루 중심의 공격, 실패할 자유를 부여한 공격적인 주루까지 전 부문에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금 당장 잃을 게 없는 팀이라 어떤 시도를 해도 두려울 게 없다. 
경기를 마치고 한화 선수들이 승리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롯데의 봄도 예사롭지 않다. 봄에만 잘한다고 해서 ‘봄데’라는 수식어가 붙은 롯데는 지금까지 시범경기 1위를 9차례나 했다. 그 중 1997년(8위), 2005년(5위)을 제외한 나머지 7시즌 모두 가을야구에 나갔다. 봄에 잘하면 가을에 야구할 가능성이 높다. 2011년을 끝으로 시범경기 1위가 없는 롯데로선 모처럼 설레는 봄이 아닐 수 없다. 
롯데는 수년간 주전과 백업의 기량 차이로 시즌 후반 뒷심이 부족했다. 올 봄에는 백업 선수들의 발전이 눈에 띈다. 내야수 오윤석, 김민수, 외야수 강로한, 김재유, 신용수, 포수 강태율 등이 급성장했다. 신인 내야수 나승엽과 투수 김진욱까지 즉시 전력으로 힘을 보태면서 기존 주전 멤버들과 백업 간극이 좁혀졌다. 이승헌, 서준원, 최준용, 김유영 등 투수진도 선발과 구원 가리지 않고 유망주들의 성장이 돋보인다. 
한화 수베로 감독은 “결과는 시즌이 끝나야 알 수 있다. 우리는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 새로운 시도가 피곤할 수 있겠지만 디테일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한 경기에 9명이 아닌 15명이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농담이 아닌 진심이다.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며 행복한 고민을 털어놨다. 
승리한 롯데 선수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 dreamer@osen.co.kr
아직 시즌은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패배의식을 걷어낸 한화, 내부 경쟁이 심해진 롯데 모두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에겐 이기는 것만큼 좋은 경험이 없다. 설렘 가득한 한화와 롯데의 봄이 시즌 개막을 재촉하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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