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체감한다.”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최근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서 주전과 비주전급 선수들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 주전급 선수들이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빠지거나 컨디션 관리를 위해서 휴식이 필요할 때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 물론 정규시즌에 돌입해서 어떤 결과들을 보여주느냐는 또 다른 문제이지만 사령탑의 구상을 확장시켜주는 백업급 선수들의 활약이 고무적이다.
내야수 김민수와 오윤석, 외야수 추재현, 김재유, 강로한, 신용수 등은 모두 너나할 것 없이 각 포지션에서 활약하며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신인 나승엽도 3루와 중견수 포지션을 오가며 거듭해서 테스트를 받고 있다.

김민수는 프로 입문 이후 낯설었던 유격수까지 소화하며 내야 전포지션을 책임질 수 있는 전천후 선수로 거듭나고 있고 오윤석은 1루, 2루, 3루에서 모두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모두 방망이가 강점인 선수들인데 수비에서도 멀티 포지션으로 자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입지를 넓히고 있다. 추재현, 강로한, 신용수도 유사시 외야에서 내야로 넘어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슈퍼 백업’급 선수의 존재는 강팀의 필수 조건이다. 주전급 선수들을 위협해 선수단에 언제나 긴장감을 유지시켜 줄 수 있다. 또한 풍부한 선수층으로 경기력의 기복을 없앨 수 있다. 누가 나서도라도 균일한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좋은 성적과도 연결이 될 수 있다. 선수층이 습자지 같이 얇았던 롯데에는 폭넓은 선수층은 숙원 사업이나 다름이 없었다.
오랜 숙원 사업이 올해 드디어 해소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팜시스템과 육성 시스템의 개선 등 2년 여에 걸친 노력이 조금씩 성과를 보이고 있다.
스프링캠프 내내 “주전 9명이 아닌 로스터의 15명을 모두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 허문회 감독이다. 그는 현재 상황을 지켜보면서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이 잘 하고 있다. 행복한 고민이다”면서 “여러 방안들을 생각하려고 한다. 사실 지난해는 선수 운영과 관련해서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긍정적인 생각과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기분이 좋다”고 강조했다. 더 이상 얇은 선수층과 주전과 격차가 큰 백업으로 인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
3월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승률 10승1패의 쾌속질주. 중심에는 ‘슈퍼 백업’으로 거듭나려는 선수들의 활약이 중심에 있다. 롯데는 숙원 사업을 해결하고 달라진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