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지 사라진 졸전' 벤투, 일본 원정서 무엇을 얻었나 [한일전]
OSEN 이승우 기자
발행 2021.03.26 05: 24

파울루 벤투호는 일본 원정에서 잃은 것이 너무나도 많다. 투지를 찾아볼 수 없었던 졸전 팬들에 실망감을 안겼고, 월드컵 예선 준비라는 명분도 세우지 못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 대표팀과 친선전에서 전반전 2골, 후반전 1골을 내주며 0-3으로 패배했다.
한국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80차례 일본을 상대해 42승 23무 15패를 기록했다. 여전히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한일전 역사에 남을 참패를 당했다. 이전까지 일본과 친선전 최악 패배는 1974년 도쿄서 열린 한일정기전 1-4패였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은 전반 16분 야마네 미키에 선제골, 전반 27분 가마다 다이치에 추가골을 내줬다.  중원에서 공을 잡아 전진해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후반 37분엔 엔도 와타루에 쐐기골을 허용했다. 
스코어 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에서도 완벽한 패배였다. 한국은 전반전 완벽하게 주도권을 내주며 슈팅을 딱 하나 밖에 때리지 못했다. 반면 일본에 7회의 슈팅을 허용했다. 빠르고 조직적인 압박에서 고전했고, 수비에선 빈틈이 너무 많았다. 
현재까지 치러진 수 많은 한일전에서 한국 대표팀은 특유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일본을 압박했다. 설사 경기에서 패하거나 경고를 받을지라도 치열하게 부딪혔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선 옐로카드조차 한 장 나오지 않았다. 
사전 기자회견에서 한일전의 의미를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말한 벤투 감독의 진의까지 의심하게 만드는 경기였다. 자연스럽게 경기 후에도 이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벤투 감독은 "처음 한일전 제의가 왔을 때 좋은 경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수락했을 때만 해도 많은 것을 준비할 생각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며 어려움이 생겼다. 한일전의 의미를 잘 알고 준비했지만 상대가 더 나았기에 일본이 승리했다. 일본은 이길 만한 자격이 있었다”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벤투 감독이 얻고자 했던 것은 얻었을까. 벤투 감독은 이번 친선경기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일전 강행 이유를 밝혔다. 벤투 감독은 “지금은 한일전을 할 수 있다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6월 월드컵 2차 예선을 준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말했다. 
벤투 감독이 일본과 경기에서 원하는 바를 전혀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일본과 격차를 확인한 것이 전부다.  “원하는 경기를 전혀 하지 못했다. 위험지역에서 볼을 빼앗겨서 실점 상황을 맞았다. 후반전에 조금 나아졌지만 상대가 더 좋은 경기를 했다”라고 밝혔다. 
이강인을 중앙공격수 자리에 배치하는 전술적인 실험을 했지만 철저한 실패로 돌아갔다. 벤투 감독은 “수비 라인 균열을 노렸다. 빈틈으로 윙어와 2선 공격수들이 침투하는 움직임을 원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강인 제로톱 전술은 잘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한다"라며 전술적 실패를 인정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밖에 포지션에서도 한국 선수들은 일본을 상대로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후반전 교체 투입되어 수차례 선방을 선보인 김승규를 제외하면 냉정한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기존에 기회를 받았던 선수들이나 새롭게 선발된 선수들이나 벤투 감독에게 기량을 뽐낼 기회 자체가 없었다. /raul164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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