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9, SSG 랜더스)가 ‘감’을 많이 찾은 모양새다.
추신수는 지난 21일 창원 NC 다이노스 원정에서 KBO 데뷔전을 치렀다. 아직 시범경기 기간이지만 새로운 동료들과 새로운 환경에서 뛰는 만큼 많은 관심을 모았다. 데뷔전 성적은 3타수 무안타. 삼진만 두 차례 당했다.
하지만 첫 안타가 나오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SSG 동료들처럼 캠프 기간도 없었고, 연습경기로 ‘감’을 찾는 시간도 없었다. 2주 자가격리 기간 한정된 공간에서 ‘독학’이 전부였지만, 지난 11일 부산에서 선수단에 합류한 후 경기 전 팀 훈련만으로 타격과 외야 수비 감각을 되찾았다.

그 결과는 시범경기에서 두 경기 만에 나왔다. 지난 22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 원정에서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랐고 두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세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쳤다.
추신수의 안타 행진이 시작됐다. 23일 롯데전에서는 첫 번째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쳤다. 이 안타 하나로 타점 2개도 올렸다.
첫 안타, 2경기 연속 안타, 첫 득점을 기록하고 인천 땅을 밟았다. 처음으로 SSG 홈구장 인천SSG랜더스필드에 입성한 추신수는 삼성 라이온즈 상대로 좌익수 겸 2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지난 롯데전까지 지명타자로만 나서던 그가 수비까지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다음 달 3일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빠르게 감각을 끌어 올리는 과정이다. 삼성전을 앞두고 추신수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여겼다. 운동을 하면서 급하게 페이스를 끌어 올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16시즌을 보내면서 이렇게 시즌 개막 준비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추신수가 시범경기에 투입되기 전 김원형 감독은 많은 고민을 했다. 어느 정도 선수단과 발맞춰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리하게 페이스를 끌어 올리다가 자칫 부상 위험이 따를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김 감독은 연습경기 때 추신수를 한 타석도 내보내지 않았다.
그럼에도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정상급 선수였다는 것을 실전에서 입증하고 있다. “과정을 배제하고 실전에 돌입했다”는 추신수의 말대로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차근차근 시즌 준비를 하지 못했지만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인천 데뷔전에서도 안타를 쳤고 2개의 타점을 올렸다.
현재 시즌 준비 과정에서 생략한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잘 되고 있다’ 또는 ‘안 되고 있다’고 스스로도 판단하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몸 상태는 좋다고 했다.
경기 후에는 “오늘 경기 성적보다는 전체적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데 있어 타격이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평소 미국에서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 가까워 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너무 급한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답게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 좌익수 수비도 “연습을 많이 했다. 처음엔 갑작스럽게 몸을 끌어 올리려고 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는데, 괜찮아졌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knightjis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