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우완 투수 배제성(25)은 지난달 기장 스프링캠프 첫 라이브 피칭 때 최고 구속 148km를 던졌다. 이 공을 지켜본 이강철 KT 감독은 깜짝 놀랐다. 직구 평균 구속이 2019년 143km에서 지난해 139km로 뚝 떨어진 배제성이었지만 올해 캠프부터 원래 구속을 찾았다.
이 감독은 “배제성이 재작년에 (첫 풀타임) 던지고 나서 팔이 많이 떨어졌다. 지난해는 억지로 버텼는데 그 시기를 잘 적응한 것 같다. 올해는 몸 만드는 방법을 바꿔 들어왔다고 한다. 기장에서 라이브 피칭 첫 날부터 148km가 나왔다. 작년에 한 번도 안 나온 볼이 나왔다”고 놀라워했다.
지난 2019년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낸 배제성은 28경기 131⅔이닝을 던지며 10승10패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26경기 141⅓이닝을 소화하며 10승7패 평균자책점 3.95로 성적은 준수했지만 투구 내용은 불안했다. 구속이 눈에 띄게 떨어진 탓에 요령으로 버티는 투구를 했다.

풀타임 첫 시즌을 보낸 투수에게 찾아오는 일종의 2년차 징크스였다. 어깨 상태가 완전치 않았던 만큼 군 입대도 고려했다. 이 감독은 “올해 힘들면 군대에 보내려 했다. 어깨가 안 좋으면 쉬는 타이밍을 주려고 했다”며 “지금 보니 안 보낸 게 천만다행이다”면서 웃었다.

시범경기 첫 등판인 25일 수원 한화전에서 배제성은 4이닝 1피안타 4볼넷 6탈삼진 2실점 호투를 승리를 거뒀다. 최고 147km 직구의 힘이 돋보였다. 한화 외국인 타자 라이온 힐리도 배제성의 하이 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 2회 밀어내기 포함 볼넷 3개로 제구가 흔들리긴 했지만, 4회에는 노시환-김민하-허관회를 공 10개로 3타자 연속 삼진 잡는 위력을 떨쳤다.
이 감독은 “패스트볼에 엄청 힘이 생겼다. (2018년 가을) 감독이 된 후 처음 보고 ‘쟤를 써야겠다’고 생각했을 때보다 구위가 더 좋아진 것 같다. 풀타임 2년 경험으로 멘탈도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에도 이 감독은 “배제성의 구위가 좋았다. 준비가 잘 되고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배제성은 “2019년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지만 그 당시 어깨 통증이 있었다. 시즌 후 어깨 통증을 잡는 운동을 하느라 웨이트를 많이 못한 영향이 있었다. 지난해에는 팔을 올리려고 해도 잘 안 올라왔고, 세게 던져도 구속이 잘 나오지 않았다”며 “올해는 비시즌부터 몸을 만드는 게 달랐다. 웨이트를 많이 한 영향으로 스피드가 올라왔다. 팔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직구 구속이 살다 보니 변화구도 잘 통하는 것 같다”고 변화를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는 ‘이렇게 던지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상황이 흘러갔다. 3점을 주면 4점을 안 주기 위해 노력했고, 스스로 납득이 되지 않더라도 책임감을 갖고 끝까지 하려 했다. 그러다 보니 정신력이 조금 강해진 것 같다”며 “올해는 규정이닝을 꼭 던져보고 싶다. 두 자릿수 승리를 계속 하면 좋겠지만 운이 많이 따라야 한다. 평균자책점과 이닝에 신경을 쓰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