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에는 헤어짐이 정해져 있고 떠남이 있으면 반드시 돌아옴이 있다. LG와 양석환-남호와의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닐 것이다.
LG 트윈스가 2008년 이후 무려 13년 만에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 선수를 교환했다.
LG는 지난 25일 두산과의 시범경기를 마치고 두산에 내야수 양석환, 좌투수 남호를 보내고, 좌투수 함덕주, 우투수 채지선을 영입하는 2대2 트레이드를 전격 발표했다. LG가 1루수가 필요한 두산에 먼저 양석환 카드를 제시하며 닷새간의 협상 끝 한지붕 두가족의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사진] 양석환(좌)과 남호](https://file.osen.co.kr/article/2021/03/26/202103260033777353_605cad89cf87c.jpg)
트레이드 성사 직후 LG 차명석 단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양석환, 남호와의 작별 인사였다. 인긴관계는 만남보다 이별이 더 힘든 법. 아무리 비즈니스 관계로 얽힌 프로야구판이라 해도 단장에게 선수는 제자이자 후배다. 불과 며칠 전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두 선수를 향한 애정이 깊었기에 이들을 라이벌팀으로 떠나보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차 단장은 “송은범-신정락 트레이드(2019년 7월) 때보다 마음이 착잡하다. 그래도 신정락은 마지막을 고향팀에서 마무리할 수 있게 보낸 것이었다. 선수 본인도 원했다”며 “그런데 양석환, 남호는 기분이 먹먹하다. 그러나 비즈니스 마인드로 볼 때 늘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다”라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 동안 트레이드로 떠나는 선수들에게 항상 그랬듯, 두 사람에게도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란 격언을 건넸다.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반드시 돌아온다는 뜻이다.
차 단장은 “경기 끝나고 두 선수를 불러 충분한 상황 설명을 한 다음에 인터뷰를 하러 왔다”며 “지금은 헤어지지만 나중에 FA로 또 영입할 수 있고, 지도자로 인연을 맺을 수도 있다. 야구계는 평판이 중요해 행동을 잘해달라고 부탁했다. 기분이 좋진 않겠지만, 두 선수가 이해를 하면서 잘 마무리됐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한편 새롭게 영입한 함덕주, 채지선을 향해서는 상당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차 단장은 “함덕주는 선발로 기용할 계획이다. 검증된 선수를 내준 두산 프런트에 감사하다”며 “채지선도 직구와 체인지업이 좋은 선수다. 중간에서 1이닝 정도 소화해준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새 식구를 향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