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 기부에 푹 빠진 해외파 타자, "저를 원하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 갈 생각"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1.03.26 13: 10

채태인(39)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간다. 현역 은퇴 이후 느긋하게 지내지 않고 더 바쁘게 하루를 보낸다. 
모교인 개성고에서 타격 인스트럭터로 활동 중인 채태인은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재능 기부에 나선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야구를 통해 부와 명예를 얻은 만큼 야구를 위해 모두 되돌려주겠다는 책임감에서 비롯됐다. 
채태인은 지난 25일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제주도에 사는 지인의 요청을 받고 제주지역 아마추어 선수들을 대상으로 1박2일간 재능 기부를 하기 위해서다. 현역 시절 강타자로 이름을 날렸던 채태인이 제주도에 온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참가 인원이 크게 늘어났다는 후문. 

[사진] OSEN DB

두 아이의 아버지인 채태인은 마치 자식을 대하듯 다정다감하게 선수들을 가르쳤다. 그는 타격 지도 뿐만 아니라 배팅볼 투수를 자처하기도 했다. 단점을 지적하기보다는 장점을 부각하며 선수에게 야구의 흥미를 느끼게끔 했다. 
채태인은 "지인의 소개로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 제가 아이들에게 재능 기부를 한 게 아니라 아이들의 열정과 순수한 모습에 제가 더 많은 걸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채태인이 야구 꿈나무를 가르칠 때마다 늘 강조하는 게 있다. 그는 "애들에게 절대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온라인 게임할 때 즐겁듯이 야구로 그런 마음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재능기부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전국 어디든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 "앞으로 저를 원하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 갈 생각이다". 
한편 채태인은 개성고 시절 좌완 기대주로 주목을 받았고 2001년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했으나 왼쪽 어깨 통증에 시달리며 2005년 7월 퇴출 통보를 받았다. 
2007년 해외파 특별 지명을 통해 삼성에 입단한 뒤 타자로 전향했다. 이후 넥센, 롯데, SK를 거치며 1군 통산 1241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9푼8리(3905타수 1162안타) 127홈런 678타점 481득점을 기록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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