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닝 볼넷 7개, 안타 없이 4실점…이기고도 고개 숙인 한화 불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3.26 21: 04

안타 없이 한 이닝에만 볼넷 7개로 4실점했다. 한화 불펜투수들이 승리에도 고개를 들지 못했다. 
26일 수원 한화-KT전 시범경기. 한화가 선발 라이언 카펜터의 5이닝 8탈삼진 무실점 호투와 타선의 적절한 지원에 힘입어 6-1로 리드한 채 9회말을 맞이했다. 무난하게 끝날 것 같았던 경기는 9회말 예상 밖 흐름으로 전개됐다. 
9회말 구원등판한 한화 우완 윤대경은 첫 타자 송민섭과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강백호와 문상철에게도 연속 풀카운트 볼넷을 내줬다. 무사 만루 위기를 초래한 윤대경은 김민혁과도 풀카운트 승부를 벌여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빼앗겼다. 

경기종료 후 9회 볼넷 남발을 보여줬던 한화 투수들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 soul1014@osen.co.kr

더 심각한 상황은 그 다음부터. 윤대경은 대타로 나온 KT 신인 김건형과도 8구까지 가면서 볼넷을 허용했다.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볼넷만 4개. 총 36개 공을 던졌는데 스트라이크(16개)보다 볼(20개)이 더 많을 정도로 제구가 잡히지 않았다. 
결국 1사 만루에서 사이드암 서균으로 교체됐다. 그러나 서균 역시 배정대에게 6구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헌납했다. 후속 심우준에겐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또 밀어내기 실점. 서균은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연속 밀어내기 볼넷으로 강판됐다. 10개의 공을 던졌지만 스트라이크는 2개뿐. 
9회말 1사 만루 한화 서균 투수가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강판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6-4로 쫓긴 한화는 우완 장민재로 투수를 또 바꿨다. 장민재는 대타 박승욱을 3구 만에 헛스윙 삼진 잡으며 급한 불을 껐지만 신본기와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또 다시 밀어내기 실점. 1점차로 추격 당했지만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장민재는 송민섭을 유격수 땅볼 유도하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6-5, 진땀 나는 승리. 경기는 이겼지만 한화 불펜투수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한화는 9회말에만 볼넷 7개에 희생플라이 1개를 묶어 대거 4실점했다. 안타 없이 4실점은 좀처럼 보기 드문 케이스. 한 이닝 볼넷 7개는 KBO리그 정규시즌 기록이기도 하다. 지난 2019년 6월21일 두산이 문학 SK전에서 8회말에만 볼넷 7개를 허용한 바 있다. 당시 두산은 안타 6개를 더해 8회말 대거 10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날 한화의 경우 시범경기라 결과에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 하지만 과정이 좋지 않았다. 캠프 때부터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가 줄곧 강조해온 공격적인 투구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되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앞서 4경기에선 한화 투수들은 35이닝 15볼넷으로 9이닝당 볼넷이 3.9개였지만 이날은 9이닝 11개로 흔들렸다. 
9회말 2사 한이닝 볼넷 7개로 한화 4실점이 기록된 전광판 모습.   / soul1014@osen.co.kr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경기 후반 불펜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장민재의 노련한 피칭으로 잘 마무리됐다”며 특별히 선수들을 질책하지 않았다. 다만 개막이 8일 앞으로 다가왔고, 엔트리 결정 과정에서 참고사항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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