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두가족’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잠실더비가 더욱 뜨거워진다. 13년만의 트레이드에 강승호까지 가세하며 그 어느 때보다 볼거리가 풍성해졌다.
지난 25~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시범경기 2연전은 ‘재회의 장’이었다. 맞대결에 앞서 2013년 LG로 입단해 SK(현 SSG)를 거쳐 두산에 새 둥지를 튼 강승호의 친정팀 만남에 이목이 집중됐는데 깜짝 트레이드까지 성사되면서 교류가 늘어났다.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이뤄진 잠실 라이벌의 트레이드로 인해 LG맨이 된 함덕주, 채지선과 베어스로 향한 양석환, 남호라는 새로운 이슈가 추가됐다.
팀을 옮기게 된 네 선수는 트레이드 다음날인 26일 바로 유니폼을 바꿔 입고 옛 동료들과 적이 됐다. LG 류지현 감독은 함덕주의 선발 기용 시사와 함께 오는 29일 잠실 SSG전 등판 계획을 알렸고, 두산 김태형 감독은 양석환을 곧바로 5번 1루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LG 외인타자 로베르토 라모스는 1루로 출루한 뒤 수비를 보던 양석환을 끌어안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친정팀을 만난 강승호의 활약도 화제였다. 첫날 좌완 임준형을 상대로 좌월 투런포로 시범경기 첫 홈런을 신고했고, 전날 3루타와 함께 3타점-2득점을 올리며 팀의 시범경기 첫 승을 이끌었다. LG 상대 2경기 기록은 5타수 2안타 1홈런 5타점 3득점.

이렇듯 많은 이슈거리가 더해지며 잠실더비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양 팀은 4월 16일부터 진행되는 주말 3연전을 시작으로 총 16차례의 맞대결을 가질 예정.
최근 전적을 봤을 때 2021시즌도 물러설 수 없는 승부가 예상된다. 3년 전만 해도 두산이 15승 1패의 압도적 승률을 기록했지만, 2019년 10승 6패에 이어 지난해 9승 6패 1무로 서서히 격차가 좁혀졌다. 여기에 감독이 바뀐 LG는 NC, KT와 함께 올해 리그를 이끌 ‘3강’으로 평가받고 있는 상황.
또한 공교롭게도 강승호가 KBO리그 전통의 라이벌매치인 두산과 LG의 어린이날더비 첫날부터 1군 등록이 가능하다. 강승호는 SK 시절이었던 2019년 4월 음주운전사고로 9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는데 아직 징계 종료까지 26경기가 남아있다. 올해 어린이날더비는 5월 4일부터 주중 3연전으로 진행되며 두산이 1루 더그아웃을 사용한다.
팀을 바꾼 이들의 친정을 겨냥한 각오를 통해 올해 잠실더비의 흥행을 예감할 수 있었다 . 함덕주는 “두산 상대로는 120%로 던지겠다”는 남다른 각오를 밝혔고, 채지선도 “오히려 두산과 만나면 더 편할 것 같다”며 여유를 보였다. 양석환은 “두산에서 좋은 선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쓴 만큼 노력을 더할 것”이라고 역시 활약을 다짐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