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서 신인왕 목표' 남호, "왼손 불펜 몇 명인지 세어봤는데..."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3.27 09: 00

 불과 하루 전만 해도 개막 로테이션의 임시 선발 자리를 경쟁하고 있었다. 갑작스런 트레이드 통보를 받고서, “왼손 투수가 몇 명이나 있지”라고 세어봤다고 한다. 
프로 3년차 왼손 유망주 남호(21)는 25일 LG 유니폼을 입고 잠실구장에 있었지만, 26일에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취재진 앞에 섰다. 두산과 LG는 25일 시범경기를 마치고 함덕주, 채지선-양석환, 남호를 주고받는 2대2 트레이드를 했다. 
남호는 지난 23일 수원 KT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2이닝 3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임시 선발이 필요한 LG의 선발 자리를 경쟁 중이었다. 그러나 트레이드로 하룻만에 처지가 뒤바뀌었다. 

2:2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두산 남호가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로 나서고 있다. /youngrae@osen.co.kr

남호는 “경기 끝나고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다. 갑자기 옆으로 가야 한다고… 처음 얼떨떨하다가, 막상 와서 훈련하니까 설레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두산에 친한 선수는 없는데, 형들이 잘 해 준다”고 웃으며 금방 새 팀에 적응력을 보였다. 
LG에서는 선발로 경쟁하다가 이제 두산에서는 불펜으로 뛸 가능성이 높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남호에 대해 왼손 불펜으로 지켜볼 생각이다고 했다. 
남호는 “선발이든 중간이든 내 할 일을 잘 하는 것이 목표다. 연습경기 때 안 좋다가 시범경기에서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다. 기회를 잘 받아서 개막 엔트리에 들고 싶다. 내일부터 경기 대기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선발로 준비했지만, 지난해 2군에서 불펜으로 뛴 경험도 있어 별 문제없다는 자세였다. 남호는 두산으로 트레이드 되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묻자 “왼손 투수 숫자를 세어봤다. 들어갈 자리 있을까 생각해봤다. 함덕주 선배가 빠져서 해볼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두산 불펜에 왼손은 베테랑 장원준, 이현승이 있다. 남호는 140km 후반의 직구가 장점이다. 그는 “목표는 150km를 던져보고 싶은데, 140km 후반을 꾸준히 던져야 한다. 선발은 경험이 적어서 페이스 배분이 부족했는데, 중간은 1이닝 전력 투구가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두산 유니폼의 배번은 11번으로 선택했다. 그는 “비어 있는 번호였다. 안 좋은 징크스가 있는 번호라고 들었는데 내가 달고 잘 해 보겠다. 올해 LG에서 신인왕을 목표로 했는데 두산에서 신인상을 노려보겠다”고 당찬 각오를 보였다. 3년차이지만, 지난해 선발과 불펜으로 6경기 18.1이닝을 던져 신인왕 자격은 된다. 
남호는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단골로 진출하는 팀이다. 내가 힘을 보탤 수 있다면 보태고 싶다. 그러면 높은 무대에서 경기할 수 있으니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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