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구 습득력도 괴물이었다.
KIA 타이거즈 좌완 루키 이의리(19)가 위력적인 직구에 변화구까지 안정감 있게 뿌리며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선배들과의 선발경쟁에서 주도권을 쥐었다. 오는 30일 강타선을 보유한 KT 위즈와의 마지막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한다. 개막 선발로테이션 최종 티켓에 도전한다.
이의리는 지난 25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광주경기에서 5이닝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손아섭, 이대호, 정훈, 안치홍 등 주전타자들을 상대로 밀리지 않은 공을 던졌다. 최고 148km짜리 직구가 힘이 넘쳤다. 커브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던졌다.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변화구 구사력이었다. 체인지업과 커브가 돋보였다. 모두 스프링캠프에서 배운 것들이다. 새롭게 그립도 만들었다.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할 정도로 실전용으로 끌어올렸다. 슬라이더도 주무기로 잘 던지는 절친한 1년 선배 정해영에게서 새로 배웠다.
이의리는 스프링캠프 초반에는 직구는 위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직구를 뒷받침하는 변화구 구사력은 미흡했다. 그러나 개막을 앞두고 어느새 포피치 투수로 바뀌었다. 변화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습득력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최적의 궤적을 만들기 위해 그립도 변화를 주고 있다.
이의리는 "최근 그립을 모두 바꿨지만 커브와 슬라이더가 잘 안됐다. (롯데전에서는) 체인지업을 직구처럼 던져보자고 했는데 감이 좋았다. 이것으로 가겠다. 커브를 던지는 순간 나만의 감각이 있다. 정해영 선배에게서 배운 슬라이더는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감독도 "변화구 스트라이크율이 높아졌다"며 칭찬하고 있다. 이의리는 변화구의 완성도를 계속 끌어올리겠다는 계획도 보였다. "내 직구는 프로에서 공략당할 수 있다. 그래서 다른 변화구들이 잘 들어가야지 내 직구도 통하고 잘 될 것 같다. 변화구가 좋아져야한다"며 끊임없이 연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자신이 특급신인으로 불리우는 점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도 보였다. "크게 부담은 되지 않다. 아직 시범경기에서 타자들이 컨디션도 올라오지 않았다. 내 볼을 처음봐서 익숙하지 않아 운좋게 잘 던진 것 같다. 역시 프로는 컨택(정교한 타격)이 다르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롯데의 루키 김진욱과 벌써부터 특급 루키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진욱은 이의리가 던진 다음 날 26일 KIA를 상대로 3이닝 2실점(비자책)했다. 이의리는 "서로 둘 다 잘 던져야한다. 올림픽 가고 싶다. 갈 수 있도록 잘해봐야겠다. 동기부여가 된다. 팬들께서 응원해주시면 재미있을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