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 감독, 왜 곤지암 화담숲을 찾아갔을까...‘11월에는 우승 트로피를’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3.27 22: 24

 지난해 11월, LG 트윈스의 제13대 감독으로 임명된 오른 류지현(50) 감독은 취임식에서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당시 류지현 감독은 “내가 LG에 입단했을 때는 부회장님이셨다. 선수 한 명 한 명 이름을 불러주시고, 경남 진주에서 단목 행사를 열어 선수단을 초대해 편안하게 즐기는 자리도 마련해주셨다”며 고(故) 구본무 회장이 야구단에 쏟은 애정에 고마움을 드러냈다. 
류 감독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는데, 지나고 보니 당연한 것이 아니더라. LG 트윈스에 대한 큰 애정이 담겨 있더라. 1994년 이후 우승 트로피를 못 드렸다는 것에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승) 사명감이 있다”고 말했다. 

LG 류지현 신임 감독과 이규홍 대표이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시범경기가 한창인 27일, 류지현 감독은 아침 일찍 이규홍 사장과 차명석 단장과 함께 곤지암 화담숲을 다녀왔다. 화담숲은 2018년 작고한 고(故) 구본무 회장이 수목장으로 영면한 곳이다.  
류 감독은 “시즌 개막에 앞서 회장님을 찾아뵙고 인사드렸다. 11월에 다시 찾아뵙겠다고 하고 왔다. 곤지암의 좋은 기운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11월에 다시 찾을 때는 우승 트로피를 함께 갖고 가고 싶은 마음이리라. 류 감독은 “LG 출신의 첫 감독이기에 책임감, 사명감이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다시 한번 사명감을 말했다.
고(故) 구본무 회장의 야구 사랑은 너무나 유명하다. 1990년 창단한 LG 트윈스의 초대 구단주를 맡았다. 이후 1995년 LG그룹 회장에 취임하고서도 LG 트윈스는 살뜰하게 챙겼고, 2000년대 중반 구단주를 내려놓기까지 1년에 수 차례 경기장을 찾아 트윈스를 응원했다. 
1998년 해외 출장 도중, 고(故) 구본무 회장은 8000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구입했다. LG가 우승하면, 한국시리즈 MVP에게 명품 시계를 선물로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후 LG는 한 번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하면서 아직도 시계는 구단 금고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LG 프랜차이즈 출신으로 처음 트윈스 사령탑에 오른 류지현 감독이 우승이라는 큰 목표를 이루고, 오는 11월 다시 고(故) 구본무 회장을 찾아갈 때는 우승 트로피를 안겨줄 수 있을지 2021시즌 결과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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