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수염을 기르게 된 남모를 고충을 털어놨다.
김광현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로저 딘 쉐보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시범경기에 구원 등판해 2이닝 3피안타 1탈삼진 무사사구 2실점을 기록했다.
김광현은 이번 시범경기서 2경기 평균자책점 21.00(3이닝 7자책)의 부진을 거듭하다 지난 14일 갑작스런허리 부상으로 스케줄을 잠시 중단했다. 이후 16일 캐치볼로 훈련을 재개했고, 불펜피칭과 시뮬레이션 피칭을 거쳐 9일 마이애미전 이후 19일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사진] 김광현 화상인터뷰 캡처](https://file.osen.co.kr/article/2021/03/28/202103281111774440_605fe6cc37801.png)
김광현은 수염을 기른 채 1-1로 맞선 4회 선발 잭 플래허티에게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러나 시작부터 선두 루이스 브린슨과 JJ 블러데이에게 연속 3루타를 허용하며 점수를 헌납했다. 이후 희생플라이로 실점과 아웃카운트를 맞바꾼 뒤 매그너리스 시에라와 채드 왈라치를 연속 내야땅볼 처리하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5회에는 안정을 찾았다. 첫 타자 코리 디커슨을 떨어지는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재즈 치스홀름을 수비시프트 도움을 받아 유격수 땅볼 처리했다. 후속 가렛 쿠퍼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곧바로 이산 디아즈를 2루수 땅볼로 잡고 임무를 마쳤다. 투구수는 35개.
김광현은 경기 후 현지 화상인터뷰를 통해 “지난 경기보다는 괜찮았다. 처음 두 타자에게 3루타를 허용했지만 그 이후 조금씩 제구가 됐다”며 “허리가 아팠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조심스러웠는데 경기를 통해 부상 두려움을 없앴다는 부분에 만족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경기를 통해 선두타자 승부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았다. 김광현은 “선두타자가 가장 중요했는데 3루타를 맞았다. 지난 두 경기도 선두타자를 계속 출루시키다보니 아무래도 조금 당황을 했다”며 “앞으로는 선두타자부터 집중을 해서 첫 회 깔끔한 이닝을 치르며 분위기를 내 쪽으로 끌어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광현은 야구를 하면서 처음으로 허리 부위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시범경기 부진을 극복하려는 무리한 시도가 독이 됐다.
김광현은 “작년 밀워키전에서 살짝 허리에 느낌이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통증이 오더라도 5일 휴식을 통해 다 회복이 됐다”며 “그러나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2경기가 좋지 않아 빌드업 과정에서 무리를 했다. 캐치볼도 긴 거리서 했다. 다행히 지금은 아무렇지 않다”고 상태를 전했다.
허리 부상 여파로 면도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덮수룩한 수염은 일부러 기른 게 아니었다. 김광현은 “허리 부상이 오면서 모든 게 하기 싫고 짜증났다. 3일 정도를 아무것도 못하고 누워만 있었다”며 “(면도를 하려고) 허리를 숙이는 게 그 정도로 힘들었다. 어쩌다보니 이렇게 됐다”고 멋쩍은 미소를 보였다.
현지 취재진의 수염을 이제 깎을 것이냐는 질문에 김광현은 “이제 해도 괜찮다”고 웃으며 “오늘은 일단 턱수염을 밀고 시즌 들어가서 다 정리할 것 같다”고 답했다.
부상으로 개막 로테이션에서 제외된 김광현은 오는 4월 중순 선발진 재합류를 목표로 체계적인 빌드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역시 관건은 몸 상태다. 다시 부상이 발생하지 않아야 162경기를 온전히 치를 수 있다.
김광현은 “팔 상태는 작년보다 오히려 더 좋다. 허리가 좋지 않아 다시 빌드업을 시작하는데 완벽한 시즌을 보내기 위한 준비 단계라고 생각한다”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서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다시는 아프지 않도록 몸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