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 없는 154km 파워피처, 튼튼한 이닝이터 기대감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3.29 08: 15

통상적으로 150km 이상의 구속을 찍는 파이어볼러들에게 항상 따라오는 문제는 제구력이다. KBO리그 무대를 밟는 강속구 유형의 투수들이 대부분 제구의 문제를 동반한 채 마운드에 오른다. 혹자들은 ‘제구가 되는 빠른공을 던지면 메이저리그에 있어야지 왜 한국에 있겠냐’며 웃기도 한다.
올해 롯데 자이언츠와 총액 50만 달러에 계약을 맺고 한국 무대 도전을 택한 앤더슨 프랑코는 150km 중반대의 강속구를 구사한다. 평균 구속도 150km 초반대를 기록하는 대표적인 강속구 유형의 투수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지난 2019년 5경기밖에 없다는 것을 보면 강속구 투수들의 문제점을 안고 한국 무대에 온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롯데 구단은 일반적인 강속구 유형의 투수와는 다른 프랑코의 제구력을 눈여겨 봤다. 롯데 구단은 프랑코 영입 당시 “홈플레이트 좌우를 활용하는 정교한 커맨드를 구사하지는 않지만 150km 이상의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 존에 안정적으로 꽂을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한국 타자들이 150km 이상의 패스트볼에 대응이 늦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유를 밝혔고 일단 현재까지는 그 이유를 증명하는 투구를 펼쳤다.

9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연습경기가 진행된다.경기 앞서  롯데 프랑코가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프랑코는 지난 28일 시범경기 대전 한화전에서 5이닝 6피안타 무4사구 6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65개의 투구수로 효율적인 피칭을 펼쳤다.  스트라이크는 44개로 이상적인 스트라이크와 볼의 비율을 보여줬다. 최고 구속 154km까지 나온 포심(26개), 그리고 153km의 투심(10개) 등 패스트볼 위주로 공략 했고 위닝샷인 체인지업(16개)과 슬라이더(13개)도 적절하게 구사하며 한화 타자들에게 혼선을 줬다. 무엇보다 무4사구로 정규시즌을 앞둔 마지막 리허설을 효과적으로 마친 것이 고무적이다.
프랑코는 3월 한 달 간 시범경기와 연습경기 2경기(4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1실점), 투구수 조절을 위해 던진 삼성과의 퓨처스 연습경기(4이닝 1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까지 총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69(13이닝 1자책점)을 기록했다. 특히 13이닝 동안 내준 볼넷은 2개에 불과하다. 스트라이크 존을 확실하게 활용했다.
구속에 비해 빈약한 회전수(RPM 2200 안팎)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지만 일단 와르르 무너지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것이 증명됐다.
볼넷 없는 공격적인 투구로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은 이닝 소화력이다.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는 지난해 194⅔이닝을 소화하는 등 이닝 소화력에서는 검증을 받았다. 프랑코까지 이닝 소화력을 과시해줄 수 있을 경우 불펜 과부하를 덜어주는 것은 물론 계산이 서는 경기 운영까지 가능하게 해준다. 압도적이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기본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투수가 될 수 있다.
지난해 롯데는 아드리안 샘슨이 시즌 초반 개인사정으로 팀을 이탈했고 시즌 중에는 부상으로 한 달 가량 결장했다. 결국 샘슨이 책임져야 할 이닝을 불펜진이 떠안으며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부담이 커졌다. 
롯데가 규정이닝 외국인 투수 듀오를 가져본 것은 지난 2016년 브룩스 레일리(184⅔이닝), 조쉬 린드블럼(177⅓이닝)이 마지막이었다. 레일리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연속 17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외롭게 버텼고 지난해 스트레일리가 이어 받았다. 언제나 외국인 원투펀치 중 한 명이 삐걱거렸다. 
내구성도 좋은 유형의 투수로 파악이 된 프랑코가 정규시즌에서도 지금처럼 안정적인 제구로 이닝이터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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