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가 시범경기에서 야외경기 적응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8회 리드를 뺏길 수 있었던 큰 위기가 있었지만 힘겹게 넘겼다.
8회말 선두타자 김호령은 큼지막한 뜬공 타구를 날렸다. 비거리가 많이 나오긴 했지만 너무 높게 떠버려 외야수가 쉽게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그런데 중견수 이정후가 강한 햇빛에 타구를 잃어버렸고 결국 김호령은 3루까지 들어갔다.

이정후의 아쉬운 수비가 나온 이후 투수 김정인은 흔들리면서 볼넷 2개를 허용했고 1사 만루 위기를 맞이했다. 그렇지만 황대인이 우익수 뜬공으로 잡혔고 오선우의 잘맞은 타구도 이정후가 슈퍼캐치로 잡아내면서 실점 없이 위기를 넘기는데 성공했다. 이정후는 펜스에 부딪히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아냈다. 펜스에 부딪힌 뒤에는 잠시 일어나지 못해 팬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지만 잠시 뒤 일어나 스스로 덕아웃에 들어갔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정후는 “챔피언스필드가 낮경기를 하면 정면에 해가 떠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형태다. 4시가 넘어갈 때까지는 해를 마주보는 상황에서 수비를 해야한다. 이런 점을 알고는 있었는데 막상 수비를 할 때 공이 아예 보이질 않았다”면서 “시즌 전에 이런 경험을 해서 다행이다. 다음에 똑같은 상황이 나오면 잡아야된다고 생각한다”고 타구를 놓쳤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서 “두 번째 타구도 사실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다. 일단 타구 방향으로 뛰어갔는데 마지막에 공이 보였다. 처음에 실수한 것이 마음에 걸려서 무조건 잡겠다는 마음으로 몸을 던졌다. 시범경기이지만 조금 무리를 했는데 다행히 몸 상태는 문제 없다”라고 덧붙였다.
키움은 두 달 동안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진행했다. 돔구장에서 날씨 걱정없이 훈련을 진행할 수 있었지만 연습경기를 시작하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선수들이 야외구장에서 경기를 하는데 좀처럼 적응을 하지 못한 것이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27일 인터뷰에서 “대전에서 처음 연습경기를 했을 때 2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를 당했다. 선수들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처음에는 프로라면 적응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바람도 불고 햇빛도 강하다 보니 선수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키움은 지난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도 선수들이 수비에서 어색해 하는 모습을 자주 노출했다. 홍원기 감독은 “사직경기에서도 선수들이 조금 헤맸다”면서 “그래서 차라리 시범경기 동안 원정경기만 하는 것이 오히려 긍정적이다. 대구에서는 야간경기도 했다. 시범경기를 알차게 보내고 있다”라며 웃었다.
이정후 역시 “고척돔에서만 훈련을 하다가 나오니 평소 낮경기보다 눈이 부시다는 느낌이다. 수비를 하면서 바람 체크도 힘들고 햇빛도 생각보다 강했다. 시범경기 기간 야외경기를 충분히 치르고 시즌에 들어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시범경기가 모두 원정경기여서 오히려 좋다”고 시즌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