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선발 경쟁은 특급루키 이의리(19)의 승리로 끝났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이의리를 오는 4월 4일 두산 베어스와의 개막 2차전 선발투수로 내정했다. 3일 개막전은 애런 브룩스가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개막시리즈에 선발투수로 등판한다고 해서 두 번째로 잘 던진는 것은 아니다. KIA의 원투펀치는 브룩스와 다니엘 멩덴이다. 여러가지 점을 고려해 두 번째로 선발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브룩스 다음에 멩덴 보다는 이의리를 내세운 것이 효과적으로 판단했다. 브룩스는 우완투수로 파워피쳐이다. 150km짜리 포심과 투심을 던지고 종슬라이더에 커브에 체인지업, 너클커브까지 다양한 구종으로 상대를 압박한다.
반면 멩덴은 아직은 스피드가 150km에 오르지 않았다. 볼의 무브먼트와 제구로 맞춰잡는 스타일이다. 브룩스 다음날 등판한다면 쉽게 공략당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개막 두 번째 상대인 키움 히어로즈전에 기용하고, 브룩스 다음 경기에 좌완 파워투수인 이의리를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스 감독이 일찌감치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개막 당일 비가 예보되어 있어 브룩스가 일요일로 등판이 밀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고졸 신인투수를 개막 2선발투수로 내정한 것은 파격적이다.
최근 KIA 개막시리즈에 고졸 신인투수가 선발등판한 경우는 지난 2006년 한기주가 있다. 당시 한기주는 대전 한화전 개막 2차전에 선발등판해 4이닝을 5실점했다. 2년전인 지난 2019년 좌완 루키 김기훈이 5선발투수로 개막 로테이션에 진입한 바 있다.
이의리는 김현수, 장현식, 김유신, 장민재와 경쟁을 벌였다. 롯데를 상대로 5이닝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것이 결정적인 발탁 배경이 됐다. 좋은 제구와 구위를 인정받았다. 신인답지 않게 초구부터 강한 공을 뿌리는 등 적극적이고 과감한 승부로 상대를 제압했다.
최고 148km짜리 직구가 일품이다. 스피드건에 찍힌 구속보다 훨씬 체감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로 배웠다는 체인지업, 커브도 스트라이크존을 걸치고 있다. 그립을 교정한 슬라이더도 더욱 효과적으로 쓸 수 있어 위력적이다. 실력으로 따낸 선발 자리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