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베로 감독은 왜 경기 중 덕아웃 밖에서 야구를 봤을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3.30 05: 32

카를로스 수베로(49) 한화 감독은 경기 중 덕아웃에서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대부분 감독들이 제자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부동자세로 묵묵히 경기를 지켜본다. 국내 감독들뿐만 아니라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온 맷 윌리엄스 KIA 감독도 다르지 않다. 
그런 면에서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 기간 보여준 수베로 감독의 움직임은 꽤 독특하다. 경기 중에도 덕아웃 곳곳을 분주하게 누빈다. 선수들 무리에 섞여 있는 게 어색하지 않다. 종종 수비 시프트 지시를 위해 덕아웃 앞에도 나온다. 아예 덕아웃 밖으로 나갈 때도 있다. 덕아웃 옆 통로 쪽과 백네트 쪽에서 경기를 지켜보기도 했다. 
수베로 감독은 “원래 한 곳에서 경기를 보는 스타일이 아니다. 시범경기 들어 덕아웃 밖에서 경기를 보다 심판에게 무조건 덕아웃 안에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며 웃은 뒤 “여러 각도에서 야구를 보면 그만큼 시각을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 수베로 감독이 경기 중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cej@osen.co.kr

6회초 2사 2루에서 한화 장운호가 최재훈의 유격수 땅볼에 악송구를 틈타 득점에 성공하며 수베로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경기 중에도 덕아웃 곳곳을 누비는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과도 활발하게 대화를 나눈다. 그는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찾아오게 하고 싶지 않다. 지나가다 마주치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힘을 불어넣는 격려를 하지만 경기 중에도 ‘티칭’을 많이 한다. 수베로 감독은 “개인적 스타일이기도 하지만 우리 팀은 리빌딩 기간이다. 선수들에게 최대한 많은 티칭을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어떤 플레이가 나왔을 때 바로바로 피드백을 준다. 선수들이 어떤 이유에서 플레이를 했는지 알고 싶기 때문에 소통하는 차원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경기 중 수베로 감독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cej@osen.co.kr
수베로 감독은 디테일에 강점이 있는 지도자다. 야구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선수들과 관계 형성에 있어서도 세밀하게 접근한다. 단순 설명에 그치지 않고 왜, 무슨 이유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한다. 선수들의 이야기를 듣는 건 기본. 작은 부분도 놓치고 싶지 않은 수베로 감독의 치밀함은 그를 덕아웃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게 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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