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수베로(49) 한화 감독은 경기 중 덕아웃에서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대부분 감독들이 제자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부동자세로 묵묵히 경기를 지켜본다. 국내 감독들뿐만 아니라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온 맷 윌리엄스 KIA 감독도 다르지 않다.
그런 면에서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 기간 보여준 수베로 감독의 움직임은 꽤 독특하다. 경기 중에도 덕아웃 곳곳을 분주하게 누빈다. 선수들 무리에 섞여 있는 게 어색하지 않다. 종종 수비 시프트 지시를 위해 덕아웃 앞에도 나온다. 아예 덕아웃 밖으로 나갈 때도 있다. 덕아웃 옆 통로 쪽과 백네트 쪽에서 경기를 지켜보기도 했다.
수베로 감독은 “원래 한 곳에서 경기를 보는 스타일이 아니다. 시범경기 들어 덕아웃 밖에서 경기를 보다 심판에게 무조건 덕아웃 안에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며 웃은 뒤 “여러 각도에서 야구를 보면 그만큼 시각을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중에도 덕아웃 곳곳을 누비는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과도 활발하게 대화를 나눈다. 그는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찾아오게 하고 싶지 않다. 지나가다 마주치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힘을 불어넣는 격려를 하지만 경기 중에도 ‘티칭’을 많이 한다. 수베로 감독은 “개인적 스타일이기도 하지만 우리 팀은 리빌딩 기간이다. 선수들에게 최대한 많은 티칭을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어떤 플레이가 나왔을 때 바로바로 피드백을 준다. 선수들이 어떤 이유에서 플레이를 했는지 알고 싶기 때문에 소통하는 차원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수베로 감독은 디테일에 강점이 있는 지도자다. 야구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선수들과 관계 형성에 있어서도 세밀하게 접근한다. 단순 설명에 그치지 않고 왜, 무슨 이유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한다. 선수들의 이야기를 듣는 건 기본. 작은 부분도 놓치고 싶지 않은 수베로 감독의 치밀함은 그를 덕아웃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게 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