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에게 미세먼지로 인한 경기 취소는 처음 겪는 일이었다.
지난 29일 KBO리그 시범경기는 전국적인 미세먼지 악화로 대전(키움-한화전), 광주(KT-KIA전), 대구(두산-삼성전), 부산(NC-롯데전) 등 4개 구장이 취소됐다. 지난 2018년 4월15일 광주 롯데-KIA전 이후 3년만의 미세먼지 취소. 대전은 경기 시작 30여분을 앞두고 취소 결정을 내려졌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동해온 수베로 감독에겐 너무나도 낯선 풍경이었다. 30일 키움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수베로 감독은 “처음이다. 이런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처음 겪는 일이라 실수를 할 뻔 했다. 미세먼지 규정을 몰라 계속 경기를 하자고 했다”며 “취소 배경을 듣고 난 뒤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KBO리그 규정 제27조 기상 상황으로 인한 경기 취소 여부를 살펴보면 ‘경기개시 예정 시간을 기준으로 강풍, 폭염, 안개, 미세먼지, 황사 등의 기상 특보(경보 이상)가 발령돼 있을 경우 다음과 같이 경기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 단, 경기개시 전에 미세먼지(초미세먼지 포함) 경보가 발령됐거나 경보 발령 기준 농도를 초과한 경우 취소 여부를 결정하고 경기개시 후에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었을 경우 경기취소 여부를 결정한다(경기 중 경보 발령시 해당 이닝 종료 후 취소 결정)’으로 명시돼 있다.
황사 경보의 경우 황사로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800㎍/m³ 이상이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되고 KBO는 경기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
이날도 미세먼지 상황이 썩 좋지 않지만 수베로 감독은 경기가 정상 개최되길 바랐다. 그는 “개막 엔트리를 결정해나가는 과정이다. 우천 취소도 (2번) 있었는데 미세먼지로 또 취소되면 선수를 평가할 기회가 없어진다. 누구를 넣고 빼야 하는지 결정하는 데 있어 제약이 따른다”고 말했다.
개막 엔트리는 마지막 1~2자리를 빼고 거의 결정됐다. 수베로 감독은 “오전 코칭스태프 미팅을 통해 거의 결정했다. 마지막 1~2명을 놓고 고민 중이다. 비슷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 중 누군가 선택해야 한다. 누가 내려가도 그 선수들은 1군에 언제든 올라올 수 있는 자원이다”고 강조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