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박미희 감독 "올해 받은 상처들 치유가 필요해" [일문일답]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3.30 22: 50

‘절대 1강’으로 꼽힌 흥국생명이 준우승으로 아쉽게 다사다난했던 시즌을 마무리했다.
흥국생명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GS칼텍스와의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2-3으로 패했다.
2년 만에 통산 5번째 우승에 도전했던 흥국생명은 1승도 챙기지 못하고 허무하게 챔프전을 마감했다. 시즌에 앞서 ‘절대 1강’으로 꼽혔지만, 5라운드 도중 이재영-이다영 쌍둥이자매의 이탈을 극복하지 못하며 용두사미의 시즌을 치렀다. 공교롭게도 컵대회, 정규리그, 챔프전에서 모두 GS칼텍스를 넘지 못했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이 2세트 패배 후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cej@osen.co.kr

다음은 박미희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시즌 총평.
선수들과 스태프에게 너무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너무 어려운 상황에서 이 정도까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건 선수, 스태프의 노력이 컸다. 패했지만 즐겁게 한 경기였다.
▲다사다난했던 시즌이 끝났다.
이번 시즌이 부임 후 가장 길었다. 1년은 한 것 같다. 통합우승을 해봤지만 과정이 쉽지가 않다. 진짜 스포츠의 가치가 무엇인지 우리 선수들이 이번 시즌을 통해서 많이 느낀 것 같다. 칭찬해주고 싶다.
▲사령탑으로서 스트레스가 많았을 것 같다.
스트레스가 많았다. 눈이 충혈됐다. 그러나 현장에 있으니 어쩔 수 없다. 1년 동안 계속 준비했는데 그걸 어떤 외부적인 요인으로 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일부 선수들이 눈물을 흘렸는데.
아쉬움과 힘들었던 순간에 대한 눈물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큰 경기는 경험이 많은 선수가 버텨야 안정적인데 김세영이 부상을 당해 아쉬움이 컸을 것이다. 본인도 은퇴하려고 생각한 부분이 큰 것 같다.
▲그래도 우려와 달리 3차전은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경기가 잘 안 될때는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한다. 똑같은 이야기도 화풀이처럼 될 수 있다. 오늘은 이기면 내일도 할 수 있지만, 지게 되면 시즌을 마감하고 다음 시즌 준비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리는 무겁지만 또 열심히 뛰려고 했다. 그게 결과로 나타났다. 일방적인 경기가 되지 않고 좋은 내용으로 경기해서 고맙게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나.
수고했다는 말을 먼저 해주고 싶다. 오늘은 지나가면 또 과거다. 새로운 순간들이 온다는 걸 이야기해주고 싶다.
▲김연경에게 고마운 점이 많을 것 같다.
운동선수하면서 어려움이 많았겠지만 이번 시즌 더 힘들었을 것이다. 내가 덜어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격려만 할뿐 직접적으로 해줄 수 없다. 그러나 역시 큰 선수답게 자기 자리에서 선수들을 지켜주면서 리더 역할을 충분히 했다. 앞으로 행보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어쨌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 건 사실이었다.
▲지금 제일 하고 싶은 것은.
생각을 해봐야 한다. 일단 올 시즌 언론을 비롯해 여러 상황에 의해 상처를 받았다. 그 상처에 대한 치유를 해야한다. 사람들에 의한 상처도 있었고, 글과 말로 받은 상처 역시 많았다. 치유가 필요하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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