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후보’ 한화가 시범경기 1위로 올 시즌 돌풍을 예고했다. 역대 KBO리그 시범경기 1위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50%. 한화의 변화를 주도하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시범경기 승패에 크게 신경 안 쓴다”고 말했지만 기대감이 점점 커진다.
한화는 30일 대전에서 열린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에 키움을 9-2로 완파했다. 시범경기 7경기에서 6승1패, 승률 8할5푼7리. 10개팀 중 최고 성적을 내며 1986년(2승1패), 1999년(5승), 2001년(7승3패1무)에 이어 구단 역대 4번째이자 20년 만에 시범경기 1위를 확정했다.
지난해 창단 첫 10위로 추락한 뒤 전면 리빌딩에 나선 한화는 수베로 감독을 비롯해 외국인 코칭스태프를 영입했지만 뚜렷한 전력 보강이 없었다.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투타에서 풀타임 경험 있는 선수가 얼마 없다. 객관적 전력은 하위권이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확 달라진 경기력으로 반란을 예고했다. 팀의 상징이 된 ‘포지션 파괴’ 수비 시프트, 선발 자원 2명을 짧게 짝지어 쓰는 ‘탠덤’ 전략을 구사하는 등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타자들은 자신의 존에 들어오지 않는 공을 치지 않는 접근법을 이행했다. 발이 느린 포수들도 도루를 시도할 만큼 주루도 공격적이었다. 투타 모두 엔트리 구성이 어려울 만큼 내부 경쟁이 치열해졌다.
물론 시범경기는 말 그대로 시범경기일 뿐. 정규시즌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 결과 자체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수베로 감독도 “시범경기는 5회 이후 주전들이 많이 빠진다. 시즌 때 할 수 없는 과감한 시도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시범경기 승패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압도적인 꼴찌팀, 그것도 경험 부족한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한화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 몇 년간 팀이 힘든 시기를 보낸 만큼 지금 이기는 게 자신감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선수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선 충분히 의미 있다”고 말했다.

역대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1위는 공동 순위 포함 모두 44개팀이 있었다. 그 중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은 5개 팀에 불과하다. 오히려 시범경기 1위에도 꼴찌로 마친 팀이 6개나 있었다. 우승과 꼴찌, 양 극단으로 보면 확률은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가을야구를 기준으로 하면 22개 팀이 진출했다.
‘꼴찌 후보’ 한화에는 50% 확률이 상당한 자신감이 될 수 있다. 3번 중심타자이자 유격수로 한화 야구의 중심이 돼야 할 하주석은 “우리 팀이 약체로 평가받고 있지만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좋은 모습을 유지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사진] 2021 KBO리그 시범경기 최종 순위](https://file.osen.co.kr/article/2021/03/30/202103302304774734_60634af74d680.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