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추신수를 주목할 때...이대호도 마지막 2년을 준비한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4.03 06: 33

지난 1일 롯데의 마지막 청백전을 앞둔 부산 사직구장.
만우절의 거짓말 같이 이대호는 배팅볼 투수 자리로 이동했다. 이대호는 타격 훈련 막바지 젊은 선수들이 타격 훈련을 할 때 배팅볼 투수로 기꺼이 나섰다. 이대호가 던져주는 배팅볼이 타자들의 구미에 맞았는지 타구들이 외야로 제대로 뻗어나갔다. 올해 1군 선수단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고 잠재력이 터지기를 기대하고 있는 자원들의 경쾌한 타격음이 들릴 때마다 추임새를 넣으며 기를 불어넣었다.
외야수 김재유는 이대호의 배팅볼로 3개 연속 홈런 타구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훈련을 모두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올 때 후배들은 꾸벅 인사를 하며 배팅볼을 던져준 최고참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 역시 이대호를 향해 “땡큐, 리! 나이스 BP”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26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2021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시범경기가 열렸다.4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 롯데 이대호가 2루타를 날리고 있다. / dreamer@osen.co.kr

이대호는 구단을 통해 “아주 가끔 배팅볼을 던지곤 한다. 개인적으로 타자지만 공을 던지는 것도 몸의 밸런스를 잡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즌을 앞두고 밸런스 체크를 위해 공을 던졌다”면서 “또 코치님께서 우리 선수들 위해 그동안 공을 많이 던지기도 해 오늘은 내가 나섰다. 내 공을 친 후배들이 올해 잘쳐줬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정상급 커리어를 쌓은 뒤 SSG 랜더스로 복귀해 모든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1982년생 친구 추신수에게 모든 관심이 쏠릴 때, 이대호는 후배들을 음지에서 지원하며 자신의 커리어 마지막 2년을 조용히 준비하고 있다. 이대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2년 26억 원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고향팀에서 마지막 2년을 우승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위해 쏟아부을 각오를 하고 있다.
지난해 144경기 전경기 출장해 타율 2할9푼2리(542타수 158안타) 20홈런 110타점 OPS .806의 기록으로 불혹에 가까운 나이에도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FA 계약을 앞두고 이대호의 적정 몸값, 생산성 논란, 그리고 선수협 회장직을 맡으면서 불거진 의혹으로 홍역을 치렀다.
논란들이 있었지만 선수로서 커리어는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사실. 빅리그 커리어가 대단한 추신수 역시 이대호를 향해 “엄청난 커리어를 쌓은 선수이고 야구를 정말 잘한다고 생각한 선수”라고 말하기도 했다. 추신수가 미국에서 성적을 쌓았다면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가 인정할 만한 업적을 만들었다. 이대호도 추신수 못지 않게 올해를 기다리고 있고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이대호에게 남은 것은 롯데의 우승이다. FA 계약을 하면서 매년 우승 인센티브 1억 원씩을 포함시켰다. 이대호의 우승을 향한 의지이기도 하다. 선수단 역시 이대호의 우승 열망에 동화되어 캠프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개막전에서 이대호와 추신수는 모기업들의 라이벌 구도의 중심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jhrae@osen.co.kr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년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시범경기가 열렸다.7회초 1사에서 SSG 추신수가 좌중간 안타를 치고 유서준과 교체되고 있다.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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