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감독님께서 1.5군급 선수들을 주전급 라인업으로 만들어주셨다.”
LG 트윈스 류지현 감독은 지난 3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라인업, 그리고 엔트리 선정의 기준을 언급했다.
이날 우천 취소가 됐지만 만약 경기가 진행됐을 경우 홍창기(중견수) 라모스(1루수) 김현수(좌익수) 채은성(지명타자) 김민성(3루수) 유강남(포수) 정주현(2루수) 오지환(유격수)로 라인업을 구성할 예정이었다. 시범경기에서부터 2루수 자리의 변화만 있을 뿐 라인업의 큰 틀은 유지한 채 시즌을 준비했다. 라모스의 2번, 오지환의 9번 배치가 지난 시즌과 특별히 다른 요소일 뿐,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은 비슷했다.

상대 NC의 선발인 드류 루친스키를 상대로 이천웅이 4할6푼7리(16타수 7안타)로 강한 면모를 과시했지만 라인업에 없었다. 류지현 감독이 생각한 주전 라인업을 뚝심있게 밀고 나가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 대목에서 류지현 감독은 전임자였던 류중일 전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류 감독은 “지난 3년 동안 전임 감독님께서 1.5군급 선수들을 주전급 라인업으로 만들어주셨다”면서 “지난 3년의 과정 덕분에 선수층이 강해졌고 이것이 우리 팀의 컬러가 됐다. 현재 선수들의 컨디션을 일단 보겠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판을 흔드는 것은 좋지 않다. 이 부분을 흔들어서 선수들에게 다시 혼런을 주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루친스키와의 기록도 봤지만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이런 라인업으로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개막전이라는 상징성, 그리고 주전 라인업을 향한 신뢰들을 표현한 것이다.
그렇다고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배제하지 않았고 선입견 없이 선수들을 바라보며 소통하려고 한다. 개막 엔트리에서 탈락한 8명의 선수들과 모두 면담을 진행했다. 그는 “동기부여 부분을 얘기했다. 육성선수들은 5월에 등록선수로 거듭날 수 있는 점들을 얘기해줬다. 의욕적으로 한 달을 준비해달라고 메시지를 줬다”고 전했다.
유강남의 백업 포수로 김재성을 정한 이유도 마찬가지. 류 감독은 “지난해 수석코치로 있을 때 2군 코칭스태프에서 ‘김재성을 제로 베이스에서 지켜봐달라’고 요청을 했다. 감독이 되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많이 좋아졌다고 해서 나 역시도 선입견 없이 바라보려고 했고 포수로 안정감, 기술적, 멘탈적 부분이 많이 향상됐다. 많이 바뀌었고 안정적으로 해서 백업 포수를 맡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챔피언인 NC와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할 정도로 전력이 탄탄한 LG다. 중심에 류지현 감독이 있다. 초보 사령탑으로 어떤 색깔의 야구를 펼칠 지에 대한 부담도 있을 터. 하지만 팀의 근간을 흔들지 않고 중심을 잡은채 LG의 전력을 극대화 하려고 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