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환이 형 홈런 2개 쳤어요?” 떠난 동료 활약에 그리움만 쌓이네 [오!쎈 잠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4.05 06: 04

지우려 해도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형들의 빈자리다. (최)주환이 형의 개막전 2홈런 소식을 들으니 그리움은 더욱 쌓여만 간다.
두산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중심타자이자 핵심 전력 2명을 한 번에 잃었다. 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냈던 오재일은 삼성으로, 2018년 26홈런을 비롯해 남다른 클러치능력을 뽐냈던 최주환은 SSG로 각각 둥지를 옮겼다. 이들의 이탈로 중심타선이 박건우-김재환-양석환으로 재편됐지만, 개막전을 통해 확인한 라인업은 확실히 이전보다 무게감이 떨어져 보였다.
지난 4일 잠실 개막전에서 결승 3점홈런의 주인공으로 우뚝 선 박건우의 마음도 같았다. 박건우는 “확실히 최주환, 오재일 형의 빈자리가 느껴진다. 전광판에 이름 하나 빠진 게 크다. 솔직히 그립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두 팀은 28일 같은 장소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오후 1시에 맞붙는다.SSG 최주환이 두산 박건우와 인사를 하고 있다. /sunday@osen.co.kr

공교롭게도 최주환은 이날 롯데를 상대로 홈런을 두 방이나 쏘아 올리며 인천팬들 앞에서 신고식을 제대로 했다. 경기 후 타구장 결과를 접하지 못한 박건우에게 최주환의 2홈런 소식을 전하자, “(최)주환이 형이요? 그거 보세요. 잘한다고 했잖아요"라고 웃으며 "주환이 형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언론을 통해 형의 활약을 응원했다.
4회말 무사 1루 SSG 최주환이 투런 홈런을 날린 후 홈을 밟은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 rumi@osen.co.kr
오재일, 최주환과 함께 원투펀치 라울 알칸타라, 크리스 플렉센마저 빠진 두산은 올해 많은 전문가 평가에서 5강 밖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동안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냈던 이른바 ‘화수분야구’도 올해는 한계에 다다를 것이란 분석이다. 그 정도로 선수층이 얇아진 건 사실이다.
자존심이 상할 법도 했지만, 박건우는 “그게 현실”이라는 냉정한 평가를 내리며 “야구 전문가들이 예측한 순위이기에 우리 선수들 모두 반성을 해야 한다. 또 더 잘해서 5강 안에 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두산은 개막전에서 특급 외인 애런 브룩스를 앞세운 KIA를 4-1로 꺾고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박건우는 1-1로 맞선 8회 극적인 3점홈런으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잇따른 전력 유출에도 두산 특유의 응집력을 뽐낸 한판이었다.
핵심 전력이 이탈했다고 분위기가 다운될 필요는 없는 법. 부잣집이 망해도 3년은 간다고 두산 역시 아직까지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추고 있다. 베테랑과 어린 선수들의 신구 조화가 이상적으로 이뤄진다면 올해도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박건우는 “형들이 떠났지만 또 양석환이라는 좋은 선수가 왔다. 서로 믿고 해야 한다”며 “약해졌어도 약해졌다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지금 상황에 맞게 해야 또 잘할 수 있다”고 활약을 다짐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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