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덕주는 잘했는데 남호는? 개막전 원포인트 기용으로 본 활용법 전망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4.06 07: 04

두산은 개막 엔트리의 유일한 불펜 왼손투수 남호를 어떻게 활용할까.
지난 2일 발표된 두산의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개막 엔트리. 총 11명의 투수가 이름을 올린 가운데 좌완투수는 외국인 아리엘 미란다와 남호 둘 뿐이었다. 선발인 미란다를 제외하면 좌완 불펜은 남호 한 명인 상황. 두산은 극심한 좌완 기근에 캠프서 이교훈, 최승용 등 어린 투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했지만, 결국 최종 선택은 LG에 함덕주-채지선을 내주고 얻은 남호였다.
LG맨 함덕주가 구원 등판해 삼진쇼를 펼치며 구원승을 챙긴 날 남호도 마운드에 올랐다. 0-1로 뒤진 7회 2사 1루서 좌타자 최원준을 상대하기 위해 이승진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것. 승부는 초구 140km 직구에 좌익수 뜬공을 유도하며 싱겁게 마무리. 이후 8회 시작과 함께 박치국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짧았던 두산 데뷔전을 마쳤다.

210404 두산 남호 /youngrae@osen.co.kr

두산은 트레이드 당시 미래를 보고 남호를 점찍었다. 원래 함덕주-양석환 1대1 트레이드로 거래가 마무리되는 듯 했지만, 두산이 막판 남호를 택하며 2대2로 규모가 확대됐다는 후문. 그 정도로 남호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실제로 류중일 전 LG 감독은 지난해 남호의 빠른 성장세에 “향후 LG의 미래가 될 것 같다”는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두산은 어떤 육성 정책으로 남호를 키울까. 궁극적인 목표는 남호를 좌완 강속구 선발로 키우는 것이다. 2000년생인 남호의 올해 나이는 21살. 지금의 140km 중반대 구속이 성장을 거듭할수록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두산도 이제 선발진에서 유희관의 뒤를 이을 좌완 자원을 육성해야 한다.
그러나 일단 두산에서의 첫해는 불펜으로 나서는 시간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구원 등판을 통해 1군 경험을 쌓고, 점차 이닝을 늘려가며 선발 요원이 되는 정석 코스를 밟을 전망. 개막전 원포인트 기용을 통해 올 시즌 대략적인 쓰임새를 엿볼 수 있었다. 장원준, 이현승 등 베테랑 좌완들이 1군에 복귀할 때까지 좌타자는 남호에게 맡길 가능성이 크다.
다만, 그 전에 두산이 갖고 있는 남호의 정보가 부족하다. 1군 기록은 지난해 6경기(18⅓이닝 9실점)가 전부인 상황. 김태형 감독은 “공 자체는 좋은데 아직 어떤 상황에 쓸지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향후 상황을 보면서 활용법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남호가 좌완 불펜 중에서 가장 유망한 젊은 투수인 건 사실이다. 김 감독은 “좌타자들이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은 공”이라며 남호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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