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지난해와 같은 견고한 모습은 아니다. 디펜딩 챔피언 NC 다이노스의 수비력은 첫 4경기 동안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창단 이후 짧은 시간에 강팀으로 자리 잡은 NC의 원동력은 탄탄한 수비였다. 이동욱 감독은 창단과 함께 수비 코치 자리에 부임해 챔피언의 자격이 부끄럽지 않은 수비력을 갖추게 만들었다. 지난해 NC는 87실책으로 리그 3위의 기록을 남겼다.
그런데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맞이한 올해, 시즌 초반 NC의 수비력은 허술하다. 4경기에서 벌써 8개의 실책을 범했다. 경기 당 2개 꼴이다. 4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리그 최다 실책 팀이다. 지난해 첫 15경기 동안 기록한 실책을 올해는 4경기 만에 쏟아냈다. 내외야를 가리지 않는다.

2루수 박민우(2개), 1루수 강진성, 3루수 박석민, 포수 양의지, 유격수 김찬형, 외야수 권희동, 나성범(이상 1개)이 실책을 범했다. 팀 수비의 기둥인 내야 센터라인에서만 절반인 4개의 실책이 나왔다. 실책 이후 실점을 하는 좋지 않은 상황들이 연거푸 발생하면서 NC도 현재 1승 3패로 부진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LG 트윈스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도 1-1 동점 상황에서 7회초 포수 양의지의 송구 실책이 나오며 결승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6일 롯데전에서는 무려 3개의 실책을 범했고 실점으로 연결되며 접전의 경기를 내줬다. 지난 6~8일 열린 롯데와의 3연전에서는 실책 숫자는 6개에 달했다.
NC의 수비를 이끌었고 현재도 수비 파트에 있어서는 데이터 등을 참고하며 조금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동욱 감독이 수비의 중요성을 모를리 없다. 그는 “할 수 있는 것을 해야지 이긴다. 실책은 하지 않아야 한다. 타격은 3할이고 수비는 9할의 확률이다. 조그만 실수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한국시리즈든 정규시즌이든 수비가 돼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상황이 가장 불만족스럽고 답답한 사람은 이동욱 감독이다.
국내 스프링캠프를 진행하면서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았다는 것은 핑계라는 것이 이 감독의 견해다. 그는 “실책도 실력이다. 몸이 덜 풀렸다는 것은 핑계가 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수비의 불안을 인정하면서 선수들에게는 수비에서 핑계는 없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주전 유격수 노진혁이 옆구리 통증에서 회복해서 돌아온다면 내외야 센터라인은 완전체를 갖춘다. 조만간 완전체의 시기가 다가올 전망. 노진혁이 합류한다면 이전보다는 좀 더 안정감을 갖출 수 있다. 긍정적인 상호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다시 좋아질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 감독은 “옆에서 실책을 하면 연쇄 작용으로 실책이 나온다. 만약 우리도 좋은 수비를 하게 되면 좋은 흐름을 다시 가져올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장면은 만들었다. 지난 8일 창원 롯데전 5회초 오윤석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유격수 지석훈이 다이빙 캐치로 걷어냈다. 뒤이어 한동희의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성 타구를 우익수 권희동이 끝까지 따라가 담장에 부딪히며 걷어내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아야 한다. 안정적인 수비력 회복은 챔피언의 명예 회복에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