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으로 이닝 종료가 돼야 할 상황이 끝내기 몸에 맞는 볼로 끝났다. 타자의 고의적인 팔꿈치 들이밀기에 속은 심판이 뼈아픈 오심을 범했다.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플러싱 시티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마이애미 말린스전. 2-2 동점으로 맞선 9회말 1사 만루에서 마이애미 투수 앤서니 배스가 메츠 타자 마이클 폰토포를 상대로 6구째 슬라이더를 몸쪽으로 붙였다.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 것으로 보인 공. 이때 콘포토가 오른쪽 팔꿈치를 살짝 들이밀었다. 공은 콘포토의 보호대 끝을 스쳐 마이애미 포수 채드 월락의 미트에 들어갔다. 주심을 맡은 론 쿨파 심판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하려다 갑자기 자신의 팔꿈치를 건드리며 몸에 맞는 볼을 선언했다. 끝내기 밀어내기 사구, 메츠가 3-2로 역전승을 거둔 순간이었다.
석연치 않은 판정이었다. 콘포토가 고의로 팔꿈치를 내민 모습이 리플레이 화면에 반복됐다. 규칙상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는 공에 타자가 고의로 맞으려 했을 경우 스트라이크가 인정된다. 볼카운트 1-2 상황이라 판정이 정확했다면 콘포토는 삼진이었다. 끝내기로 종료되는 대신 2사 만루로 경기가 이어져야 했다.
그러나 메츠 선수들이 끝내기 세리머니를 위해 그라운드에 쏟아져 나왔고, 돈 매팅리 마이애미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리플레이상 콘포토의 팔꿈치 보호대에 공이 살짝 스친 것은 확인됐다. 그러나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공에 맞으려는 타자의 고의성 여부는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라 어떻게 손써볼 도리가 없었다.
MLB.com에 따르면 경기 후 마이애미 포수 월락은 “아직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심판이 스트라이크를 선언한 뒤 생각을 바꿨는지 몸에 맞는 볼을 선언했다. 우리는 너무 혼란스럽다.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고 황당해했다. 매팅리 감독은 “공에 맞았다고 할 수 없다. 그는 스트라이크에 맞았다”고 지적했다. 마이애미 투수 샌디 알칸타라도 “이 판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콘포토는 “슬라이더가 몸쪽으로 오는 것 같아 몸을 돌렸다. 습관이나 반응에 의해 팔꿈치가 살짝 올라갔을 수도 있다. 팔꿈치 보호대 끝을 스쳐갔다. 경기가 끝날 때는 몰랐지만 논란이 있을 것 같았다”며 “내가 원한 방식으로 이긴 건 아니지만, 승리는 승리”라고 말했다.
쿨파 심판은 오심을 인정했다. 그는 “콘포토는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공에 맞았다. 아웃을 선언했어야 했다”고 말했지만 이미 경기가 끝난 뒤였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