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찬바람' 유희관, 첫 등판부터 6실점 패전…5선발도 불안불안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4.10 06: 04

지난겨울 FA 시장에서 찬바람을 맞은 유희관(36·두산)이 시즌 첫 등판부터 무너졌다. 이제 5선발 자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희관은 9일 대전 한화전 선발로 시즌 첫 등판했지만 4⅔이닝 9피안타(2피홈런) 1볼넷 1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1회와 3회 노시환에게 연타석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5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이었지만 노시환의 3번째 타석이 되자 투구수 78개에서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이날 유희관의 최고 구속은 132km에 그쳤고, 직구 평균 구속은 127.7km로 측정됐다. 최근 3년간 직구 평균 구속이 129km 이상 나온 유희관이지만 이날은 더 떨어졌다. 느린 공으로 승부하는 투수이긴 하지만 4년째 이어지는 구속 하락은 좋은 신호가 아니다. 

5회말 2사에서 두산 유희관이 강판 당하고 있다.  /jpnews@osen.co.kr

1회 노시환에게 맞은 스리런 홈런은 낮게 제구된 공이었지만 130km 직구가 배트에 제대로 걸려 넘어갔다. 3회에는 주무기 체인지업이 바깥쪽 높은 실투가 됐다. 장점인 제구까지 흔들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3회말 2사 1,2루에서 한화 노시환이 두산 유희관을 상대로 우월 스리런포를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jpnews@osen.co.kr
유희관은 지난 2013년부터 최근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KBO리그 역대 4번째 기록. 통산 97승으로 꾸준함을 과시했지만 지난겨울 첫 FA 자격을 얻고 찬바람을 맞았다. 지난해 10승(11패)를 수확했지만 평균자책점 5점대(5.02)로 내용이 불안했다. 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로 나섰으나 ⅓이닝 3피안타로 조기 강판됐고, 한국시리즈에선 6차전 내내 등판 기회를 얻지 못했다. 
FA 보상 A등급에 묶이면서 시장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스프링캠프가 시작할 때까지 미계약 신분이었다. 결국 2월 중순 원소속팀 두산과 계약기간 1년 총액 10억원에 FA 재계약을 했다. 연봉(3억원)보다 인센티브(7억원)가 두 배 이상 많은 조건.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지만 냉정한 현실에 이를 악물고 5선발로 시즌을 맞이했다. 
한화전을 앞두고 김태형 두산 감독은 “유희관의 몸 상태나 시즌 준비 과정은 전혀 문제없다.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 본인도 잘 던지려 할 것이다”고 기대했지만 첫 등판은 실망스러웠다. 
1회말 두산 유희관이 역투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이날 유희관 다음에 나온 두산 5년차 우완 유망주 김민규는 3⅓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선발로 시즌을 준비해온 김민규가 언제든 로테이션에 들어올 수 있어 ‘5선발’ 유희관의 입지는 매우 불안하다. 불펜으로서 활용도가 떨어지는 유희관의 투구 스타일상 5선발 자리마저 놓치면 1군에 자리가 없다. 다음 등판에선 반드시 경쟁력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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