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에 감 잡았다".
NC 다이노스 우완 신민혁(22)이 2021 시즌을 힘차게 출발했다. 지난 9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고 10-6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첫 승이자 통산 3승째를 챙겼다.
1회 한 점을 주고 맞이한 무사 2루, 2회 2사 만루 위기에서 추가실점을 막는 등 초반 고비를 넘은 것이 호투로 이어졌다. 특히 3회 선두타자 김선빈을 중전안타로 내보낸 이후 투구가 압권이었다. 3번 터커, 4번 최형우, 5번 나지완을 상대로 모조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바로 마구같은 체인지업을 던진 것이었다. 직구처럼 들어오다 홈플레이트에서 좌우로 가라앉는 체인지업이 위력적이었다. 이날 92구 가운데 체인지업만 44개를 던졌다. 가장 많았다. 구속도 131~113km까지 변화무쌍했다. 슬라이더(22개), 커브(10개)까지 섞어 던지지 타자들이 속수무책이었다.
여기에는 비밀이 하나 숨어있었다. 바로 2주전에 체득한 체인지업이었다는 점이다. 신민혁은 "원래 던질 줄 알았는데 이번은 달랐다. 예전에는 (체인지업 그립을 잡으며) 틀어던졌다면 오늘은 직구처럼 세게 던졌다. 투구하는데 편했다"고 말했다.
선배 나성범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그는 "2주전에 성범형과 함께 실내훈련장을 찾아 볼을 던졌다. 그때 '체인지업이 좋은데 왜 안던지냐'고 하셨다. 함께 캐치볼을 하면서 그때 감을 많이 찾았다. 오늘을 계기로 체인지업을 확실하게 배웠다. 오늘의 수확이다"라고 말했다.
등판을 마치자 더그아웃에서 난리가 났다. 선배들이 잘 던졌다고 칭찬 세례를 퍼부었다. 신민혁은 "민우, 의지, 성범 선배 등 여러 선배들이 '잘 던졌다. 제구도 괜찮고 자신 있어 보였다'고 칭찬했다. 오늘 던지면서 많이 배웠다. 타자들과 템포, 완급조절을 배웠다. 승리를 많이 하는 투수가 되겠다"며 웃었다.
이날 신민혁은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팀 선발진 가운데 가장 먼저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에이스 루친스키도 못했던 QS였다. 송명기, 이재학, 김영규 등은 5회도 버티지 못하고 흔들리며 시름을 안겼다. 젊은 신민혁이 제몫을 하며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주었다. 1승 이상의 무게감이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