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23)는 대표적인 ‘베이징 키즈’다.
아버지이자 레전드였던 이종범(현 LG 트윈스 코치)의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것에 더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이 금메달을 직접 목에 거는 장면을 직접 지켜보며 성장했다.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이다.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베이징 키즈’들이 프로 무대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한국 야구의 세대교체도 가속화 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고졸 순수 신인들이 신인상을 수상한 것이 증거다.

그리고 이들을 중심으로 ‘베이징 황금세대’에 이은 새로운 황금세대가 꾸려지기 시작하고 있다. 2017년 이후 드래프트된 선수들 중 리그의 미래 자원이자 국가대표급 재목은 풍부해지고 있다. 이정후는 그 중심에 있으면서 ‘베이징 키즈’들의 리더 격의 선수로 성장했다.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회부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WBSC 프리미어 12 등 국가대표팀 경험까지 풍부하게 쌓아가면서 새로운 황금세대가 만들어 낼 순간을 상상하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 8~9일, 이틀 연속 올해 최대어 신인들을 만났다. KIA 이의리, 롯데 김진욱을 차례대로 상대해야 했다. 이의리는 8일 고척 키움전에서 5⅔이닝 2실점 역투를 펼쳤다. 이의리를 상대로는 3타석을 맞이해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김진욱과의 맞대결은 완승이었다. 3타점 2루타를 때려내는 등 2타수 1안타로 공략했다. 김진욱은 5이닝 6실점을 기록했다.
이의리와 김진욱 모두 올해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신인왕 출신 이정후가 봐도 자질이 충분하다. 그리고 한국야구를 대표할 수 있는 재목급의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정후는 “잠재력을 가진 투수들인 것 같다. 공이 너무 좋다”면서 “미국으로 떠나신 양현종, 김광현 선배님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팀 후배인 장재영의 이름도 빼놓지 않았다.
자신을 시작으로 또래의 선수들이 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에 이정후는 새로운 책임감을 느낀다. 자신들이 ‘베이징 키즈’였던 것처럼 미래의 세대에는 자신들이 누군가의 우상과 희망이 되고 롤모델이 됐으면 하는 포부다. 가까운 미래에 도쿄 올림픽이 열릴 가능성이 있는만큼 자신들의 활약으로 ‘도쿄 키즈’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다.
그는 “일단 나도 어리고 성장을 해야 한다. 이의리와 김진욱, 우리 팀의 장재영을 비롯해 강백호나 소형준도 있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 선수들과 모두 잘하고 성장을 잘해서 옛날 선배님들이 국제대회에 나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우리도 국제대회에 나갔던 선배님들을 보면서 야구를 시작했다. 우리들을 보고 야구를 시작하는 어린 친구들도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