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씩했다. 데뷔전의 실패에도 주눅들지 않겠다는 다부진 각오가 엿보였다. 롯데 자이언츠 ‘슈퍼 루키’ 김진욱(19)은 다음 등판에서의 무결점 피칭을 당당하게 예고했다.
김진욱은 지난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5이닝 88구 5피안타 4볼넷 6탈삼진 6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2차 1라운드로 입단해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김진욱으로서는 데뷔전 결과가 아쉬웠다. 하지만 최고 147km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낙차 큰 커브를 주로 키움의 타선을 효과적으로 상대했다. 순간적인 제구 불안과 수비 실책 등 김진욱에게는 다소 운이 따르지 않은 면도 있었다.
데뷔전을 마치고 만난 김진욱은 “생각보다는 할 만 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볼넷이나 실책이 있었고 실점을 많이 하긴 했지만 주자들이 쌓이다 보니 안타를 맞아서 한 번에 점수를 많이 줬다. 저 스스로 아쉬운 점이 많은 것 같다. 1,2회 잘 던졌지만 리듬과 템포가 흔들리면서 볼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볼넷을 많이 내준 것이 김진욱 스스로가 가장 불만족한 지점.

또한 “커브 제구가 안됐다. 패스트볼가 슬라이더 등 빠른 구종들만 가다보니 타자들 눈에 띄었다”면서 “그날 잘 되는 변화구들을 찾아가면서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잘 될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공교롭게도 앞서 프로 입단 동기생이자 같은 좌완 신인 루키인 이의리(KIA)가 키움 타선을 상대로 5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비교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김진욱에게도 동기부여였다. 그는 “(이)의리가 잘 던지더라. 나도 잘 던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만약 KIA의 외국인 투수 4일 로테이션대로 다음 주 KIA와 롯데의 맞대결에서 이의리와 김진욱이 선발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오는 15일 경기가 유력하다.
김진욱은 “키움의 1선발 투수를 상대했듯이 똑같이 투수 대 투수로 생각을 하고 던질 것이다. 친분은 있지만 특별히 의식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지침으로 프로스포츠 관중은 정원의 10%밖에 입장하지 못한다. 하지만 롯데의 팬들 앞에서 공을 던지는 경험은 짜릿했다. 그는 “소리가 많이 들렸는데 관중 분들이 있으니까 더 재밌고 집중도 잘 되는 것 같다. 관중들이 있는 환경이 더 집중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허문회 감독은 김진욱의 투구에 대해 “만족한다. 아쉬운 점이 없었다”면서 칭찬했다. 신인 투수가 부담을 갖지 않도록 기대치를 최대한 낮게 잡으면서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게끔 환경을 조성했다. 이에 김진욱도 보답을 싶어한다.
그는 “감독님께서 ‘넌 5선발이니까 1이닝에 1점 씩만 주면서 5이닝 5실점만 하고 내려오자’고 말씀해주셨다. 그런데 5이닝 6실점을 해서 아쉬웠다”면서 “다음 등판에는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지 말고 안타를 맞으면서 그 과정 속에서 얻는 것이 많았으면 좋겠다. 다음 등판에는 5이닝 무실점을 했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