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형이 100% 될 때까지요".
사흘 연속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은 똑같은 말을 했다. 지난 주말 KIA와의 광주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이길 때마다 포수 김태군(31)을 칭찬했다. "김태군이 투수와 호흡을 잘 맞췄다". 선발투수 신민혁, 드류 루친스크, 송명기의 승리를 이끌어주었다는 칭찬이었다.
김태군은 양의지가 오른쪽 팔꿈치 사구를 맞자 대신 마스크를 쓰고 있다. 지난 7일 창원 롯데전 경기 중반부터 투입되었다. 양의지의 FA 입단으로 2019년부터 넘버2 포수가 되었다. 주전이었던 김태군에게는 어쩔 수 없는 상황. 1주일이 한 두 번 마스크를 쓰지만 티내지 않고 묵묵히 자기 일을 해왔다.

KIA와 3연전에서 김태군의 진가를 드러냈다. 세 명의 선발 투수들이 모두 1회 실점하며 위기에 몰렸다. 투수들을 잘 다독이고 리드를 잘해 위기를 넘겼고 승리를 이끌어냈다. 김태군이 안방 살림을 잘 꾸려주자 양의지는 안심하고 폭발적인 타격을 과시했다. 이동욱 감독이 "김태군이 경기를 잘 만들었다"고 극찬했다.
경기후 인터뷰에 응한 김태군은 "원정 2승1패를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는데 3연승의 결과가 나와 좋다. 나는 출전한다면 전력을 다하는 위치에 있다. 그 한 경기에 모든 것을 걸어야 된다고 캠프 때 마음 먹었다. 그 말을 지키기 위해 준비 많이 했다"며 웃었다.
살림 솜씨만 아니었다. 11일 3차전에서는 4회 2-0으로 앞선 가운데 KIA 투수 다니엘 멩덴을 상대로 좌월 투런포를 날려 승리에 결정적인 몫을 했다. 개막이후 16타수 5안타 4타점을 기록 중이다. 5안타 가운데 홈런이 2개가 된다. 하위 타선에서 확실한 연결고리 노릇을 해주고 있다.
나름 준비를 잘했다. 타격 훈련 과저에서 루틴을 새로 바꾸었다. "타격 코치님과 루틴을 이야기 했다. 동서남북으로 티배팅을 한다. 여러방향으로 치니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다. 이런 루틴을 준비하려면 준비를 많이 한다. 힘든데 지키려고 노력한다"며 비결을 밝혔다.
벌써 31살. 매너리즘에 빠질 나이이다. 그럼에도 준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초심으로 돌아가 기본에 천작했다. "이번 시즌 준비하면서 기본에 신경을 썼다. 공 잡고, 막고, 던지는 것에 신경 썼다. 내 나이 정도면 안일하게 생각하는 부분들이 있지만, 세밀함을 더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선배 양의지에게 할 말도 전했다. "포수 복귀을 앞둔 의지형에게 (서두르지 말고) 조금 더 천천히 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의지형이 100%될 때까지 시간 벌어주는게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우리는 항상 붙어있다. 의지형은 동생으로 잘 챙긴다. 나도 형님으로 잘 모시고 있다. 정말 많이 배운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목표는 팀이었다. "개인적 목표보다 팀이 조금 더 강팀이 되는데 도움이 주고 싶다. 이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한 경기에 모든 것을 열정을 쏟자고 했다. 그것들이 하나씩 모여야 작년처럼 웃는 자리에 올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 NC는 포수 복도 많은 팀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