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팬들은 언제쯤 다시 30홈런에 3할 타율을 치는 ‘잠실 거포’ 김재환(33·두산)과 재회할 수 있을까. 올해도 만남이 불발된다면 개인과 팀 모두에게 힘든 시즌이 될 수밖에 없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지난 13일 잠실 KT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김재환의 타격 타이밍이 좋지 않다. 컨디션이 썩 좋다고 볼 수 없다”며 부진에 빠진 4번타자를 향한 걱정을 드러냈다.
2016년 홈런 37개를 치며 두산 4번타자로 자리매김한 김재환은 2017년 35홈런을 거쳐 2018년 타율 .334 44홈런 133타점 장타율 .657 출루율 .405의 맹활약 속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다.

그러나 특유의 호쾌한 스윙은 그 때가 마지막이었다. 공인구 변화와 함께 2019년 홈런 개수가 15개로 뚝 떨어졌고, 지난해 30홈런을 치며 어느 정도 거포 자존심을 회복했지만, 타율이 .266에 그쳤다. 커리어 하이인 삼진 154개 역시 선수의 가치를 떨어트렸다.
재기를 다짐한 올해 역시 출발이 좋지 않다. 최주환, 오재일이 떠나며 홀로 홈런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 때문일까. 전날까지 8경기를 치른 현재 타율 .160(25타수 4안타) 2홈런 7타점 OPS .824 득점권타율 .200에 허덕이고 있다. 6일 삼성전과 10일 한화전에서 홈런을 신고했지만, 그 외 별다른 임팩트를 선보이지 못했다.

김 감독은 “홈런 2개에도 전반적인 밸런스와 타이밍이 맞지 않으며 안타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진단하며 “초반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이젠 타율이 어느 정도 나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재환의 부활은 올해 개인과 팀에게 모두 중요한 문제다. 김재환은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으며, 홈런타자였던 오재일(삼성)과 최주환(SSG)을 동시에 잃은 두산은 사실상 김재환 한 명에게 큼지막한 장타를 기대해야 한다. 김재환이 살아난다면 개인의 가치 및 팀 성적 상승을 동시에 노릴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그만큼 타선이 힘을 잃게 된다.
그래도 다행히 전날 경기서 3차례의 인상적인 스윙을 통해 부진 탈출 계기를 조금은 마련했다. 1회 중견수 배정대의 슬라이딩 실수가 있었지만, 어쨌든 2타점 3루타로 2경기 만에 장타를 신고했고, 4회 밀어서 좌익수 쪽으로 향하는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마지막 9회 우측 워닝트랙까지 향하는 큼지막한 타구로 14일 경기 전망을 밝혔다. 4회와 9회 모두 결과는 외야 뜬공.
김 감독은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다. 올해가 본인에게 상당히 중요한 한해”라며 “아무래도 4번에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겠지만, 평정심을 되찾고 컨디션을 끌어올려야한다. 그러면 팀도 좋아질 것이다. 김재환 역시 좋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반등을 기원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