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이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원태인은 지난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총 투구수 91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63개. 직구 최고 148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고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투심 패스트볼 등 다양한 구종을 선보였다.

원태인은 4-1로 앞선 7회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심창민에게 바통을 넘겼다. 삼성은 한화를 4-3으로 꺾고 8일 잠실 두산전 이후 5연승을 달렸다. 다음은 원태인과의 일문일답.
-시즌 첫 승을 축하한다. 체인지업의 위력이 돋보였다.
▲작년에는 체인지업을 결정구와 카운트를 잡는 용도 모두 활용하면서 상대 타자의 눈에 익었는데 (강)민호 형의 조언대로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고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활용한 게 탈삼진 증가 비결이다.
-그만큼 슬라이더의 위력이 좋아졌다는 의미다.
▲지난해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는 게 어려웠는데 스프링캠프 동안 연습을 많이 했다.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을 수 있으니 경기 운영이 한결 편해졌다.
-다음 등판 때 상대 타자들이 체인지업을 노리고 들어온다면.
▲정현욱 코치님께서 "야구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결정구로 삼진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내 결정구가 커브라는 걸 다 알지만 삼진을 잡아냈다"고 자랑하시며 동영상으로도 보여주셨다. 저도 신인 시절부터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쓰고 있다. 매 경기 똑같은 패턴은 아니니 문제없다.
-지난해보다 탈삼진 능력이 향상됐는데.
▲작년까지 삼진을 많이 잡는 편은 아니었다. 정현욱 코치님께서 "투수가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은 삼진"이라고 자주 말씀하셨다. 삼진을 많이 잡고 싶었는데 시즌 첫 등판부터 삼진이 늘어나 기분 좋다.

-2회말 공격 때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으나 1점을 얻는데 그쳤다. 그래서일까. 3회초 투구 때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점수를 내지 못해 영향을 받은 게 아니라 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도 모르게 긴장감이 풀렸다. 선두 타자와 상대할 때 갑자기 흔들려 나 스스로 당황했다. 정현욱 투수 코치님께서 한 타자씩 집중하라고 말씀해주신 게 도움이 됐다. 지난해와 달리 빅이닝을 허용하고 싶지 않았다. 투구 수가 늘어나더라도 이번 이닝은 확실히 막고 가자는 마음으로 전력을 다해 던졌다. 2루타를 맞았지만 1실점으로 잘 끊었다.
-지난해 한화전 3경기 2패(평균 자책점 9.49)로 다소 고전했는데.
▲정현욱 코치님께서 "9점대 투수"라고 놀리신다. 한화 상대로 약한 이미지를 바꾸고 싶었다. 제게 강한 강경학 선배가 나올 줄 알았다. 오재일 선배와 같은 천적 관계를 만들고 싶지 않아 전력으로 던졌다. 정현욱 코치님께서 "맞더라도 볼넷을 내주지 말고 공격적으로 승부하라"고 하셨다. 민호 형의 리드대로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시즌 첫 승 달성보다 9연패 마감이 더 기쁠 것 같다.
▲연패를 빨리 끊고 싶었다. 정현욱 코치님께서 항상 "9연패 투수를 써야 하냐"고 놀리시길래 "오늘은 연패 끊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렸다. 코치님께서 "오늘은 7이닝 2실점할 것 같다"고 하셨는데 그만큼 구위가 향상됐다는 자신감이 생겨 좋았다.
-오른손 검지 상태는 괜찮은가.
▲하이파이브하는 과정에서 조금 불편함을 느꼈는데 다음 등판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손가락 상태만 괜찮았다면 7회에도 등판할 예정이었다. 3년차 투수면 관리받을 시기는 지났다. 주중 첫 경기에서 불펜 소모도 줄여야 했는데 손가락이 그렇게 되는 바람에 (심)창민이 형도 갑자기 팔을 풀고 나오게 돼 죄송하다.
-지난해까지 약세를 보인 팀을 상대로 호투를 펼쳤다.
▲미리 준비도 많이 했고 지난해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첫 이미지가 많이 중요하다고 본다. 처음에 약한 모습을 보여주면 시즌 끝까지 약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새롭게 출발하는 마음으로 매 경기 전력을 다해 던지려고 한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