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감독, “고영표 이제 5선발이라고 하지 마세요” [잠실 톡톡]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4.14 17: 32

돌아온 고영표가 2경기 만에 5선발에서 토종 에이스급 신뢰를 얻었다.
고영표는 지난 13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 1볼넷 7탈삼진 3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팀의 4연패 탈출과 함께 2018년 10월 10일 이후 무려 916일 만에 승리를 맛보며 뜻 깊은 하루를 보냈다.
지난해 11월 소집해제된 고영표는 스프링캠프서 5선발 임무를 부여받았다. 안정적인 제구에도 2년의 공백을 감안한 선발 순서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선발 5명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뽐내고 있다. 복귀전이었던 7일 LG전 6이닝 1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해냈다.

KT 선발 고영표가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 dreamer@osen.co.kr

14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만난 이강철 감독은 “속으로는 잘 던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제구가 되기 때문”이라고 흡족해하며 “갈수록 괜찮아지고 있다. 커브도 첫 등판보다 감이 좋았고 중요할 때는 제일 자신 있는 체인지업을 던졌다.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내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바라봤다.
전날 고영표의 선발승이 쉽게 찾아온 건 아니었다. 8-4로 앞선 9회말 김민수와 마무리 김재윤이 3점을 헌납하며 턱밑 추격을 허용했기 때문. 이후 계속된 2사 2, 3루서 김재환에게 큰 타구를 허용했지만, 우익수 조용호가 이를 워닝트랙에서 간신히 잡으며 극적으로 4연패 탈출이 이뤄졌다.
이 감독은 “고영표 때문에 그런 상황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농담하며 “첫 승을 하기가 쉽지 않다. 경기가 왜 이렇게 꼬이나 했는데 영표의 선발승이 걸려있었다. 다행히 연패를 끊으며 영표와 팀이 모두 웃었다”라고 미소를 보였다.
이제 고영표에게 5선발이라는 역할은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2경기 만에 팀에서 가장 믿고 볼 수 있는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한 느낌이다. 이 감독도 “이제 앞으로는 영표를 5선발이라고 하지 마세요”라며 굳은 신뢰를 드러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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