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외야 시프트로 전진 수비를 펼쳤어야 했을까.
LG 트윈스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2차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에이스 수아레즈가 선발 투수로 등판했으나 3이닝 만에 강판됐다. 초반 투구 수가 많았고, 3회 수비 시프트가 독이 됐다.
앞서 2경기 14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자랑한 수아레즈는 이날 쌀쌀한 날씨 탓인지 제구와 커맨드가 이전 경기와는 달랐다.

1회 삼진 2개를 잡았으나 이후 안타, 볼넷으로 3경기 만에 처음으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양석환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아 첫 실점을 했다. 1회 흔들렸으나 2회에는 삼진 2개를 잡으며 삼자범퇴로 끝냈다.
3회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커브가 높게 들어가 빗맞은 우익수 앞 안타가 됐다. 무사 1루 조수행 타석. 이 때 LG 외야진은 수비 위치를 한참 앞으로 당겼다. LG는 데이터분석팀을 적극 활용해 수비 시프트를 하고 있다.
시프트라는 것이 예상대로 타구가 오면 득이 되지만, 타구가 데이터 외의 방향으로 날아가면 치명적인 독이 되기도 한다. 전날 두산 김재환 상대로 유격수를 2루 베이스 근처로 옮겨서 2차례 타구가 자리를 옮긴 유격수에게 날아왔다. (한 번은 유격수 실책, 한 번은 유격수 직선타 아웃)
LG는 조수행의 타구가 대체로 멀리 뻗지 않는다고 봤다. 그러나 조수행이 친 타구는 시프트로 자리를 옮긴 중견수 키를 넘겼다. 정상 수비 위치라면 중견수가 옆으로 이동해 쉽게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중견수 이천웅이 뒤로 열심히 달려갔지만, 잡을 수 없었다. 1타점 3루타가 됐다.
이후 한 점을 더 내줬고 수아레즈는 3이닝 동안 90구를 던지면서 더 이상 마운드에 있을 수 없었다. 4회부터 불펜이 가동됐다.
LG는 장타력이 떨어지는 타자를 상대로 외야 시프트를 하고 있다. KT전에서 조용호 상대로 외야 수비 위치를 앞으로 당겼다가 좌익수 키를 넘기는 장타를 허용하기도 했다. 이날 조수행 상대로 똑같은 일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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