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팀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좋다 나쁘다를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당황스럽고 곤란하긴 하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전날(17일) 경기를 되돌아보며 투수로 등판한 야수를 상대하는 입장의 심경을 전했다.
삼성은 전날 롯데에 12-0으로 완승을 거뒀다. 그리고 1회 8점, 2회 3점 등 경기 초반에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그러자 롯데는 불펜을 아끼기 위해서 7회초 1사 1,2루부터 외야수 추재현과 내야수 배성근, 오윤석 등 야수 3명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공교롭게도 삼성 타자들은 야수들이 올라온 이후 2⅔이닝 동안 득점을 못했다.

상대 덕아웃에서 이를 지켜본 허삼영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상대 팀에서 야수 3명이 올라오는 것을 두고 좋다 나쁘다를 말할 수는 없다. 팀 마다 상황이 다르고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이라고 판단해야 한다”면서 "타자들 입장에서 설명하는 것이 곤란하고 복잡한 생각이 들 것이다. 타자들도 보편화 된 타이밍이나 구속이 아니었기 때문에 불편한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안타를 친다고 해서 좋아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같은 업계의 동업자 입장에서 당황스럽다. 고과를 위해서는 안타를 쳐야 하는데 또 다른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적극적인 것보다 소극적으로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허삼영 감독은 야수의 투수 등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일단 어제 7회부터 야수가 올라오는 것은 처음 봤다”면서 “사실 투수가 고갈된다는 상황이 안오기를 바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야구의 본질이 있기 때문에 야수를 투수로 올리는 것에 적극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근데 또 부상을 당하거나 하면 어떻게 될지 모를 것 같다”고 전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