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10K 잡고 들어와"...아기사자의 포효, 양현종 이후 첫 기록 소환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4.18 17: 13

‘아기 사자'가 포효했다.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21)이 이번 주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 기록을 세우면서 양현종(텍사스) 이후 잊혀졌전 기록을 끄집어냈다.
원태인은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02구 3피안타 1볼넷 1사구 10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7-0 완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원태인은 개막 이후 3경기 동안 2승(1패)을 기록했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1.00까지 끌어내렸다.
또한 지난 13일 대구 한화전에서 6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하면서 10개의 탈삼진을 뽑아냈는데 이날 역시 10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 기록은 토종 투수로는 역대 33번째, 리그 전체로는 42번째다. 국내 투수가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것은 오랜만이다. 그만큼 KBO리그의 토종 투수 풀이 깊지 못했다는 반증. 하지만 원태인은 잊혀졌던 기록을 7년 만에 끄집어냈다. 원태인 이전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선수는 양현종이다. KIA 소속이던 2014년 5월 9일 대전 한화전(8이닝 10K 1실점), 5월 15일 마산 NC전(7⅓이닝 10K 3실점)에서 기록한 바 있다.

18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7회말 2사 1,2루에서 삼성 원태인이 롯데 이병규를 내야땅볼로 처리하고 환호하고 있다. /sunday@osen.co.kr

이날 원태인의 투구는 완벽했다. 1회 1사 후 손아섭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지만 전준우를 좌익수 뜬공, 이대호를 삼진으로 솎아냈다. 2회에는 정훈을 좌익수 뜬공, 마차도를 삼진으로 처리한 뒤 한동희에게 사구를 내줬다. 하지만 강태율을 삼진으로 솎아냈다.
3회는 공 8개로 삼자범퇴 이닝. 4회에는 선두타자 전준우에게 우선상 2루타를 맞으며 무사 2루 위기에 몰렸다. 이대호는 우익수 뜬공 처리했고 전준우를 3루까지 보내줬다. 1사 3루의 실점 위기. 하지만 이후 정훈과 마차도를 연속 삼진으로 솎아내 위기를 스스로 극복했다. 원태인은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이후 탄탄대로였다. 4회 무사 2루에서 맞이한 이대호부터 7회 정훈까지 11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7회 2사 후 마차도에게 우중간 2루타, 한동희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위기에 몰렸지만 대타 이병규를 2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스스로 위기를 극복했다. 완투도 내심 내다볼 수 있었지만 7회 위기로 완투는 무산됐고 7이닝 소화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원태인의 투구는 완벽했다. 최고 148km까지 찍은 패스트볼(37개)이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 위력적으로 꽂혔다. 여기에 경기 초반에는 슬라이더(총 29개)를 결정구로 활용하더니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주무기인 체인지업(총 30개)의 활용 빈도를 높이며 삼진 퍼레이드를 펼쳤다. 원태인의 투구는 나무랄 데가 없었다.
경기 후 원태인은 10탈삼진 원동력에 대해 정현욱 코치의 주문(?)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정현욱 코치님께서 항상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삼진을 많은 투수가 되고 싶었는데 올해는 슬라이더를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다보니 체인지업 위력도 살았다"면서 "6회에 8개의 삼진을 잡고 나서 코치님께서 10개를 채우라고 말하셨다. 그래서 의욕적으로 던졌고 10개를 잡을 수 있었다"고 웃었다. 
이어 "롯데가 타선이 강하다보니까 힘대 힘으로 붙는 것도 좋지만 변화구 카운트를 잡고 2스트라이크 이후 역으로 직구 승부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면서 "하지만 (강)민호 형이 변화구가 많이 좋으니까 변화구로도 승부하자고 했고 슬라이더가 더 좋다고 해서 카운트와 결정구로 활용했다. 민호 형 리드 덕분에 잘 던졌다"고 밝혔다.
포수 강민호는 "오늘 패스트볼 뿐만 아니라 변화구가 좋았다. 특별한 리드 없이도 오늘 공 자체가 좋아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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