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 이사부 통신원] 지난 12일 내리는 비에도 구단이 경기 개최를 강행한 데 대해 분노를 폭발했던 뉴욕 메츠의 선발 마커스 스트로먼. 그가 이번에는 분노가 아닌 '신기의 수비'를 펼쳐 다시 팬들의 눈길을 끌어모았다.
스트로먼은 19일(한국시간) 쿠어스 필드에서 벌어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로 나서 8회 말까지 마운드를 지키고 있었다.
첫 타자인 조시 푸엔테스가 풀카운트 접전 끝에 7구째 싱커를 받아쳤다. 빗맞은 땅볼 타구가 홈플레이트 앞쪽에서 한번 튕긴 뒤 스트로먼의 오른쪽으로 날아갔다. 오른손 투수인 스트로먼은 투구 동작이 채 끝나기도 전이어서 몸의 방향은 1루 쪽을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스트로먼은 공이 자신의 뒷쪽으로 날아오자 공은 보지도 않고 동물적인 감각으로 글러브를 갖다 대 공을 낚았다.
공을 잡긴 했지만 무게가 뒤로 완전히 쏠린 상태여서 스트로먼은 뒷걸음질을 쳐야만 했다. 1루로 송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했던 상황. 스트로먼은 힘껏 공을 던졌지만 공에는 힘이 실리지 않았다. 그러나 스트로먼이 워낙 빠르게 공을 잡고 던져 볼은 1루까지 절반도 날아가지 않았지만 그라운드에 튕기며 1루를 향했고, 1루수 피트 알론소는 온몸을 앞으로 뻗어 그 공을 잡아내 주자를 아웃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나서 스트로먼은 자신의 하늘색 글러브에 붙어 있는 황금색 상표를 가리키며 자신의 골드 글러브 수상자임을 과시하기도 했다.
스트로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가 잡으려고 했고, 잡긴 했지만 정말 어떻게 잡았는지 모르겠다"면서 "그냥 잡았으니 최대한 빨리 1루로 던진 것뿐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평소 몸이 반응하도록 웨이트는 물론, 수비 훈련을 꾸준히 한 덕이라는 것.
스트로먼은 이날 8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 1볼넷 5탈삼진을 기록하며 시즌 3승째를 챙겼다. 올 시즌 무패 행진을 하면서 그의 평균자책점은 0.90으로 내려갔다. 메츠는 이날 2-1로 승리하며 시즌성적 7승4패가 됐다. 스트로먼의 거의 절반의 승리를 책임진 셈이다. /lsb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