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덩이가 넝쿨째 굴러 들어왔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가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삼성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피렐라는 그라운드에서 절대로 설렁설렁 뛰지 않는다. 내야 땅볼을 치고도 1루까지 전력 질주를 기본으로 한다. 상대 수비가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이면 과감한 주루로 한 베이스를 더 빼앗는다. 주루와 수비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전투력 넘치는 허슬 플레이가 트레이드 마크.
허삼영 감독은 "피렐라는 기본이 잘 되어 있는 선수다. 팀 동료들에게도 좋은 귀감이 된다. 아주 잘해주고 있어 고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피렐라는 전력 질주를 당연하다는 듯 여겼다. "야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결과에 상관없이 베이스까지 최선을 다해 뛰어야 한다고 배웠다. 프로 선수로서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팬들에 대한 예의이자 의무"라고 말했다.
피렐라는 21일 현재 타율 3할6리(62타수 19안타) 6홈런 13타점 13득점 1도루 OPS .991을 기록 중이다. 21일 대구 SSG전에서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홈런 선두 애런 알테어(NC)를 2개 차로 추격 중이다.
그는 "현재 컨디션은 굉장히 좋고 준비했던 대로 나오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 개인적으로 홈런을 많이 치는 스타일은 아니다. 지금까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지난해 일본 무대에서 뛰었던 피렐라는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이다. 이에 "아직 모든 투수들을 만나본 건 아니기에 완벽하게 적응했다고 볼 수 없다. 고맙게도 결과가 너무 좋게 나온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동료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 삼성에서 뛴 지 몇 년 된 것 같다. "팀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동료들과 즐겁게 잘 지내고 있다"고 따듯하게 안아주는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대구는 '찜통더위'로 악명이 높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로 열이 잘 빠져나가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강수량도 많지 않다. 한여름에는 기온이 섭씨 40도 안팎까지 오를 때도 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베네수엘라 출신 피렐라는 대구 더위쯤이야 별 문제없다고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여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베네수엘라도 기온이 높아 대구의 무더위에 잘 적응할 수 있다"는 게 피렐라의 말이다.
피렐라에게 올 시즌 목표는 단 하나.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팀이 우승하길 바랄 뿐"이라고 정상 등극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피렐라. 구단 역대 외국인 타자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는 야마이코 나바로와 다린 러프를 잊게 만들 만큼 최고의 활약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