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감탄을 할 정도로 무섭고 뜨겁다. 하지만 잠시 시선을 돌리면 탄식이 흘러나온다. 롯데의 야구는 극단을 오가고 있다. 첫 16경기를 치른 롯데의 야구를 정의하면 ‘불균형’이다.
롯데는 지난 22일 사직 두산전에서 1-13으로 완패를 당했다. 주중 3연전 첫 2경기를 잡아낸 뒤 패하며 위닝시리즈에 머물렀다. 그러나 롯데의 현재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3연전이었다.
지난 21~22일, 첫 2경기에서 타선은 23안타(5홈런)를 때려내며 20득점을 올렸다. 이대호, 정훈, 안치홍, 전준우 등 주축 선수들의 활약이 도드라졌고 쉴새 없이 몰아쳤다. 첫 2경기로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덕아웃, 관중석 모두 감탄과 환호성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23일 경기의 타선의 활약을 보면 완전히 다른 팀이었다. 5안타 1득점에 그쳤다. 첫 2경기에서 상대한 이영하, 유희관 등 하위 선발진이 아닌 에이스인 워커 로켓을 상대했지만 편차가 극심했다.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는 4번 타자 이대호가 휴식을 취하는 등 변화가 있었지만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여기에 에이스인 댄 스트레일리가 오른 손가락 검지에 물집이 잡히면서 조기 강판을 당했고 수비진도 혼을 잃은 수비를 펼치며 4개의 실책을 범했다. 오윤석이 1루와 2루에서 실점으로 연결되는 실책이 나왔고 한동희와 손아섭이 실책을 기록했다. 대량 실점으로 이어지는 경기 흐름이었다. 그리고 9회초 2사 후에는 17일 사직 삼성전(0-12 패배) 이후 4경기 만에 야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상황이 발생했다. 포수 강태율이 9회 마지막을 책임졌다. 탄식이 흘러나올 수밖에 없었다.
현재 롯데는 화끈한 타격으로 8점 이상 뽑은 경기가 7경기다. 시즌 승리와 같다. 두 자릿수 득점 경기도 4차례. 팀 타율 리그 3위(.279), OPS 2위(.784) 등의 기록으로 알 수 있다. 대신 3득점 이하 경기도 7경기에 달하고 모두 패했다.
투수력도 마찬가지다. 두 자릿수 실점 경기가 4경기이고 3실점 이하 경기도 6경기나 된다. 편차가 극심하다. 현재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5.38)에 머물고 있고 팀 피홈런도 최다 1위(19개)다. 필승조와 추격조의 차이도 큰 편이라 야수들의 투수 등판 경기도 두 차례, 총 4명이 마운드에 올랐다(추재현, 배성근, 오윤석, 강태율).
투타가 모두 극단을 오가면서 전력의 불균형이 심해지는 형국이다. 또한 계산이 힘든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다. 균등한 경기력을 갖고 접전의 경기도 이겨낼 수 있어야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 물론 시즌 초반이기에 섣부르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안정적인 경기력을 갖추기 전까지는 롯데의 상위권 진입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적절한 야수들의 휴식과 상대 투수를 가리지 않는 고른 공격력, 필승조의 안정과 이승헌, 김진욱, 노경은 등 하위 선발진의 정리 등 벤치가 고민을 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