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투수전→18볼넷 대잔치, 2회까지 1시간30분이라니 [오!쎈 대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4.24 20: 34

명품 투수전이 하루 만에 볼넷 대잔치로 바뀌었다. 
지난 23일 대전 LG-한화전은 양 팀 외국인 투수들의 명품 투수전으로 눈길을 끌었다. LG 앤드류 수아레즈가 6이닝 무실점, 한화 라이언 카펜터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국내 불펜들도 역투하며 팽팽한 투수 싸움이 펼쳐졌다. 
경기는 LG의 2-1 승리로 끝났지만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내용은 무척 만족스러워했다. 24일 경기 전 수베로 감독은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야구의 재미를 느꼈을 것이다. 수아레즈와 카펜터 모두 좋은 투구를 했다. LG 불펜도 마무리 고우석이 못 나오는 상황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우리도 9회 투아웃 이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마지막까지 타이트한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사진은 2회말 공격이 종료된 뒤의 전광판. / dreamer@osen.co.kr

그러나 명품 투수전이 끝난 뒤 24시간도 안 지난 24일 낮 경기 양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양 팀 선발 임찬규(LG)와 김이환(한화)이 심각한 제구 난조를 보인 끝에 조기 강판됐고, 경기 시간은 엿가락처럼 늘어났다. LG가 10개, 한화가 7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양 팀 도합 17개의 볼넷이 쏟아졌다. 
1회말 3실점 한 LG 선발 임찬규가 머리를 쓸어넘기고 있다. / dreamer@osen.co.kr
LG 임찬규는 1⅓이닝 5피안타 5볼넷 2탈삼진 8실점(7자책)으로 무너졌다. 특히 2회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볼넷 3개로 자멸했다. 한화 김이환도 2⅔이닝 7피안타 5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흔들렸다. 영점이 잡히지 않아 4점차 넉넉한 리드를 안고도 강판돼야 했다. 
오후 2시 시작된 경기는 3시30분이 되어서야 2회가 끝났다. 5회를 마쳤을 때는 4시40분을 가리켰다. 2시간40분 만에 클리닝타임에 들어갔다. 볼넷 잔치에 집중력이 흐트러진 수비수 역시 실책을 남발했다. LG는 2회 2루수 정주현, 6회 3루수 김주성의 실책이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됐다. 한화도 2회 투수 김이환이 1루로 견제 악송구를 범하며 자멸했다. 
이날 경기만의 현상은 아니다. 올 시즌 리그 전체에 볼넷이 급증하면서 실책과 함께 경기 시간도 늘어났다. 지난 23일까지 리그 전체 볼넷율은 11.3%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고, 수비율은 9할7푼9리로 21세 최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연장 포함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21분으로 지난해(3시간13분)보다 8분 늘었다.
3회초 1사 만루상황 한화 선발 김이환이 강판되고 있다. / dreamer@osen.co.kr
이날 경기는 오후 5시58분 종료돼 3시간58분이나 걸렸다. 경기는 노시호나의 연타석 홈런 포함 장단 18안타를 몰아친 한화가 LG를 19-5로 눌렀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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