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타선의 실력일까, 아니면 일시적인 불운일까.
2021시즌 초반 LG의 최대 고민은 타선이다. 팀 타율 10위(.235)로 경기당 평균 득점(3.9점)이 4점을 넘지 못하는 유일한 팀이다. 팀 홈런은 4위(17개)에 올랐지만 득점권 타율 1할대(.198)로 결정력이 가장 저조한 팀이기도 하다.
홍창기(.319)를 제외하면 규정타석 3할 타자가 없다. 김현수(.292) 유강남(.226) 로베르토 라모스(.220) 김민성(.203) 이형종(.197) 오지환(.196) 등 주요 타자들의 타율이 전년 대비 일제히 하락했다. 채은성은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했다.

시즌 18경기로 개막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섣부른 평가는 할 수 없다. 타격은 오르내림이 있어 사이클이 올라올 때 결국 평균에 수렴하게 돼 있다.
현재까지 LG 타선은 운도 없다. 홈런, 삼진, 볼넷을 제외하고 페어 지역에 떨어진 인플레이 타구가 안타가 될 확률을 뜻하는 BABIP(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 수치가 2할6푼으로 40년 리그 역사를 통틀어 4번째 낮다. 최근 30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

BABIP 수치가 낮은 데에는 보통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타구의 질이 좋지 않거나 유독 운이 따르지 않는 케이스가 그렇다. 전자라면 장기적인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후자라면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다.
최근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모습들이 자주 보였다. 지난 23일 대전 한화전에선 4회 오지환의 1~2루 사이 빠지는 타구가 한화 2루수 박정현의 다이빙 캐치에 걸렸고, 8회 홍창기의 직선 타구가 한화 1루수 라이온 힐리의 정면으로 향하는 등 운이 따르지 않는 모습이었다.
류지현 LG 감독은 "잘 맞은 타구가 잡히면 아쉬운 생각이 든다. 그러면 타자들은 힘이 더 들어간다. 타자들에게 타석에서 힘을 빼고 쳐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안타가 안 나오면 세게 치려 하게 된다"며 "선수들이 늘 같은 페이스로 타격을 할 수 있게 코칭스태프가 격려를 해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은 상대 팀들의 수비 시프트. 잡아 당기는 풀히터 성향의 타자들이 많은 LG 타선은 시프트에 걸릴 확률이 높다. 23~24일 한화전에도 라모스가 두 번이나 우측 외야에 위치한 유격수에게 잡혀 땅볼 아웃됐다. 김민성도 2루수가 유격수 자리에서 땅볼 아웃을 처리했다. 더 강한 타구를 생산하지 못하면 LG의 BABIP 수치가 비약적으로 상승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