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요? 꿈도 안 꿨습니다" 19실점 LG 굴욕 갚은 이민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4.26 07: 04

LG의 19실점 굴욕을 스무살 투수가 갚았다. LG 2년차 우완 투수 이민호(20)가 19득점을 폭발한 한화 타선을 잠재우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개인 최다 9탈삼진 경기로 위력을 떨쳤다. 
이민호는 25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등판, 5⅓이닝 1피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LG의 8-0 완승을 이끌었다. LG는 전날(24일) 한화에 무려 19점을 내주며 굴욕적인 대패(5-19)를 당했다. LG의 19실점은 지난 2015년 5월23일 사직 롯데전(11-19 패) 이후 6년 만이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4회까지 퍼펙트로 막은 이민호를 앞세워 무실점 경기로 반격했고, 주말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가져갔다. 
허리 통증으로 빌드업 과정이 늦어지며 개막 로테이션에 들지 못한 이민호는 지난 18일 잠실 두산전 첫 등판에 고전했다. 3⅓이닝 8피안타 3볼넷 3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6일을 쉬고 나선 이날은 완전히 달랐다. 

LG 이민호가 역투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전날 19득점으로 무섭게 터진 한화 타선을 4회까지 퍼펙트로 꽁꽁 묶었다. 매 이닝 2개씩 삼진을 잡으며 56개의 공으로 위력을 떨쳤다. 5회 첫 타자 라이온 힐리에게 첫 안타를 맞았지만 유일한 피안타였다. 6회 1사까지 80개 공으로 한화 타선을 압도했다. 최고 148km 직구(41개) 외에 날카로운 커터(30개) 커브(9개)를 구사하며 개인 최다 9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경기 후 이민호는 "퍼펙트는 꿈도 안 꿨다.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지난 경기에서 안 좋은 결과가 있어 오늘은 한 타자씩 집중해 이 타자만 잡는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5회) 첫 안타를 맞았을 때는 (안타 자체보다) 투스트라이크에서 맞은 게 아쉬웠다"며 "지난 경기는 급하게 힘으로만 던지려 했다. 오늘은 구속보다 제구에 포커스를 맞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LG 유강남 포수가 이민호 선발투수와 이야기를 나누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 soul1014@osen.co.kr
6회 선두타자 최재훈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임종찬을 헛스윙 삼진 잡은 이민호는 그러나 투구수 80개가 되면서 교체됐다. 예상 못한 교체 지시에 이민호는 당황스런 표정을 지었다. 4점차 리드 상황이었고, 무리하지 않는 차원에서 교체가 이뤄졌지만 승부욕이 넘치는 이민호는 경헌호 투수코치에게 쉽게 공을 넘겨주지 않았다. 
이민호는 "아쉬웠다. 투구수가 몇 개든 이닝을 끝까지 마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코치님이 공을 들고 마운드에 올라오지 않아 교체할 줄 몰랐다. 팀의 결정에 너무 아쉬움을 표출하면 안 되는데…"라고 자책하며 "잔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관리를 해주시는 것이다. 4점차 여유 있는 상황이라 빼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덕아웃에서 주장 김현수도 아쉬움 가득한 이민호를 달랬다. 김현수는 "잘 던졌다. 아쉬운 마음 다 안다. 오늘만 있는 게 아니다. 너무 아쉬워하지 마라"고 위로해주며 아쉬움을 표출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건넸다. 만 20살로 어린 이민호에겐 이 역시 좋은 경험의 순간이었다. 
LG는 '원투펀치' 케이시 켈리, 앤드류 수아레즈 그리고 정찬헌까지 선발 3명은 안정적이다. 임찬규의 부진에 따른 2군행, 차우찬의 기약없는 재활로 4~5선발 자리가 약하다. 이민호가 좋은 모습을 이어간다면 불펜 소모가 큰 LG 마운드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민호는 "지난 경기에서 일찍 내려가 팀에 너무 미안했다. 홈런을 맞아도 좋으니 선발투수로서 최소 5이닝 이상 던지려 한다. 5일 휴식 등판도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
LG 선발투수 이민호가 역투하고 있다.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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