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이 붙었다".
KIA 타이거즈 박찬호(26)가 유격수 2년 차를 맞아 안정된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다. 개막 이후 10개 구단 주전 유격수 가운데 유일하게 실책이 없다.
작년 3루수에서 유격수로 이동해 첫 풀타임을 보냈다. 작년에도 화려하고 안정된 수비능력을 보여주었다. 대신 간혹 나오는 실수가 크게 비쳐지는 바람에 손해를 봤다.

박찬호는 "내 수비가 못한 것은 아니다"며 억울해 했다. 유격수는 많은 타구를 처리하다보면 쉽게 두 자리 실책을 한다. 작년 박찬호의 실책은 15개였다. 두산의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는 13개, LG 오지환은 15개였다.
올해는 첫 풀타임 유격수 경험이 쌓였는지 탄탄 수비 그 자체이다. 깊숙한 타구도 잘 쫓아가고 어려운 바운드도 진정시키는 안정된 포구, 빠르고 정확한 송구 능력도 과시하고 있다.
타구 판단도 빠르고 정확하다. 빠른 타자 주자가 1루로 달릴 때는 한 템포 빠른 송구로 잡아내는 장면도 자주 보여준다. KIA는 실책이 5개 밖에 되지 않는다. 단연 최소 실책 1위이다. 그 중심에는 내야를 안정시키는 박찬호가 자리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명 3루수로 활약한 맷 윌리엄스 감독도 인정한다. "자신감이 붙었다. 작년 처음으로 풀시즌 유격수를 뛰면서 경험이 쌓인 것 같다.(주말 삼성전에서는) 3유간 사이로 들어오는 어려운 타구도 과감하게 대시해 처리했다. 한 손으로 잡아 송구하는 어려운 플레이인데 잘 처리했다"고 칭찬했다.
아직은 타격은 부침이 있다. 개막 초반 슬럼프에 빠졌지만 지난 주말 삼성과의 1~2차전에서 모두 멀티히트를 터트렸다. 타율 2할4푼2리. 그래도 작년보다는 낫다. 타율보다는 7타점과 9득점 3도루를 기록하며 하위타선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자신이 원했던 '잘 치는' 유격수를 향해 조금씩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타석에서 중요한 것은 몸을 컨트롤 하는 것이다. 그 부분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지금처럼 잘 유지하면 좋은 기회가 생길 것이다"고 응원을 보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