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으로 보낸 한 달, 타선의 핵심 구상은 대성공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선발진 구상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투타 플랜이 현실화가 극과 극에 서 있었다.
지난해 압도적인 전력으로 정규시즌 1위를 질주했던 디펜딩 챔피언 NC 다이노스. 올해는 춘추전국시대 속에서 10승9패로 리그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선두부터 최하위까지 4.5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는 상황이라 현재 순위는 그리 큰 의미가 없다.
올해 NC는 원점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수성한다는 마음가짐보다는 다시 한 번 챔피언에 도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즌에 임했다. 그에 걸맞게 이동욱 감독은 지난해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실패했던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의 클린업 트리오 정착이다.

지난해 8번 타순에서 최고의 생산력을 선보였지만 중심 타선으로 자리만 옮기면 침묵하던 알테어였다. 하지만 올해는 스프링캠프부터 ‘5번 알테어’의 구상을 확고하게 하면서 밀어붙였다. 시즌을 앞두고 이동욱 감독은 “8번에서 하던 것처럼 5번에서 쳤으면 좋겠다. 숫자의 차이라고만 생각했으면 좋겠다”면서 “지난해 경험해봤던 투수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생산력이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알테어는 사령탑의 기대를 완전히 충족시켰다. KBO리그 투수들에 완전히 적응한 듯한 파괴력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19경기 타율 3할3푼8리(71타수 24안타) 9홈런 21타점 OPS 1.167(출루율 .392+장타율 .775)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홈런과 OPS, 장타율 모두 1위에 올라 있고 타점은 2위다. 양의지, 박석민이 잠시 부상으로 이탈한 시기가 있었고, 나성범도 시즌 극초반의 활약이 잠잠해졌다. 박민우와 강진성도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하지만 알테어가 흔들림 없이 중심 타선에서 활약하며 팀 타선을 지탱하고 있다.
타선에서는 ‘5테어’가 정착을 했다. 그러나 투수진은 구상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일단 지난해 에이스 구창모가 개막한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도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대략적인 복귀 일정을 점치는 것도 쉽지 않다. “업데이트가 고장난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고 현재 캐치볼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난해 팔꿈치 전완부 미세골절 부상을 입은 뒤 한국시리즈에서 던졌지만 그 부상 여파를 아직까지 지워내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해 후반기 에이스였던 송명기 역시 내복사근 부분 파열로 3주 재활 소견을 받았다. 구창모를 대신해야 했던 송명기마저 선발진을 이탈하면서 이제 개막 선발로테이션에서 남은 투수는 좌완 김영규 밖에 없다. 4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던 이재학은 한 차례 조정기를 거치는 등 부활에 대한 믿음을 거두지 않았지만 2경기 평균자책점 14.09의 처참한 성적을 남기고 선발진에서 빠졌다. 이재학을 대신해서 선발로 급부상한 강동연도 13일 SSG전 5인이 2실점(1자책점)으로 데뷔 첫 선발승을 거뒀지만 24일 두산전에서는 4이닝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현재 선발진 상황상 강동연이 계속해서 기회를 받을 것이 유력하지만 선발진 고민의 해답이 쉽사리 떠오르지는 않는다.
대체 자원은 물론 있다. 5선발 경쟁을 펼친 박정수가 2군에서 준비하고 있다(3경기 평균자책점 0.63). 지난 9일 KIA전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친 신민혁도 선발진에 투입될 수 있다. KIA전 이후 모두 불펜 등판을 했지만 이제는 다시 선발로 나서야 하는 실정이다. 드류 루친스키, 웨스 파슨스 외국인 투수들로 선발진을 버티기에는 남아있는 시즌이 길다. 선발진 정상화가 빠른 시점에 이뤄져야 팀도 정상궤도로 올라설 수 있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