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무려 100년 만에 진기한 순간이 온다. 홈런 1위에 오른 선수가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오타니 쇼헤이는 오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리는 2021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투수로서 2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04를 기록 중인 그의 3번째 선발 경기다.
오타니는 이에 앞서 26일 휴스턴과의 원정경기서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으로 팀의 4-2 승리에 기여했다. 2-2로 맞선 8회 선두타자로 나서 가르시아의 2구째 직구(148km)를 받아쳐 결승 홈런을 터뜨렸다.

최근 2경기 연속 홈런으로 시즌 7홈런에 도달한 오타니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J.D. 마르티네스(보스턴) 등 7명의 선수와 함께 이 부문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에인절스 홍보담당자 맷 버치의 트위터에 따르면 메이저리그서 홈런 선두가 선발투수로 나서는 건 무려 100년만의 일이다.
100년 전 주인공은 메이저리그의 전설이자 원조 투타겸업 베이브 루스. 그는 지난 1921년 6월 홈런 부문 선두(19개)에 오른 상태서 디트로이트전 선발 마운드에 오른 적이 있다.
미국 ‘베이스볼 레퍼런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베이브 루스는 6월 13일 디트로이트전에서 홈런을 치며 이 부문 1위에 올랐고, 바로 다음날 디트로이트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7볼넷 1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다만, 오타니는 올 시즌 아직까지 투수로는 5이닝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4⅔이닝이 최다 소화 이닝이다. 과연 100년 전 전설처럼 홈런 1위에 오른 상태서 승리까지 따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