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치고 잘 뛰는 구피 듀오, 삼성 상승세의 원동력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1.04.27 13: 04

방망이만 잘 치는 게 아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도 돋보인다. 주인공은 삼성 라이온즈의 '구피 듀오' 구자욱과 호세 피렐라. 
구자욱과 피렐라는 팀내 타자 가운데 가장 공격 능력이 뛰어나다. 구자욱은 26일 현재 타율 3할6푼1리(72타수 26안타) 3홈런 14타점 17득점 7도루 OPS 1.052를 기록 중이다. 
지난주 SSG와의 주중 3연전(20~22일)에서 타율 9푼1리(11타수 1안타)로 다소 주춤했으나 광주 KIA 3연전(23~25일) 타율 3할8리(13타수 4안타)를 기록하는 등 제 모습을 되찾았다. 

9회초 2사 만루 박해민의 만루 폭투때 3루 주자 구자욱이 역전 득점 성공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25일 경기에서 구자욱의 재치 만점의 주루 플레이는 팀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 2-2로 맞선 삼성의 9회초 공격.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구자욱이 우익선상 2루타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되살렸다. 
피렐라의 자동 고의4구에 이어 강민호의 볼넷으로 3루까지 진루한 구자욱은 박해민 타석 때 KIA 투수 정해영의 폭투를 놓치지 않았다. 
정해영의 공은 원바운드가 돼 포수 김민식의 다리 사이로 빠졌다. 홈까지 파고들기에는 애매하게 보일 정도로 공과 포수 사이의 거리는 멀지 않았으나 구자욱은 과감했다. 
윤상원 주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KIA 벤치는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으나 판정은 뒤바뀌지 않았다. 3-2 역전 성공. 
이날 경기 해설을 맡은 장성호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구자욱의 판단력이 뛰어났다. 공이 포수 김민식 근처에 떨어져 정확한 판단이 아니면 스타트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주루 플레이가 뛰어난 선수는 다양한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 놓고 있다. 그중 하나가 나온 것이다. 그게 아니면 이렇게 빠른 스타트는 불가능하다"고 구자욱의 재치 만점의 주루 플레이를 칭찬했다. 
9회초 2사 만루 박해민의 만루 폭투때 3루 주자 구자욱이 역전 득점 성공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3-2 승기를 잡은 삼성은 '끝판대장' 오승환을 내세워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이로써 오승환은 KBO리그 최초로 개인 통산 300세이브를 달성했다. 오승환의 대기록 달성에 가렸지만 구자욱의 주루 플레이는 팀 승리의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지난해 타일러 살라디노, 다니엘 팔카 등 외국인 타자의 부상과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삼성. 올 시즌 피렐라의 활약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삼성을 거쳐간 외국인 타자 가운데 성공 사례로 꼽히는 야마이코 나바로와 다린 러프의 좋은 부분을 합쳐놓았다는 평가. 
타율 3할2푼5리(80타수 26안타) 7홈런 17타점 16득점으로 폭발력 넘치는 타격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피렐라의 혼신의 힘을 다하는 주루 플레이는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피렐라는 내야 땅볼을 치고도 1루까지 전력 질주하고 상대 수비가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이면 과감한 주루로 한 베이스를 더 빼앗는다.
허삼영 감독은 "피렐라는 기본이 잘 되어 있는 선수다. 팀 동료들에게도 좋은 귀감이 된다. 아주 잘해주고 있어 고맙다"고 말했다. 
피렐라는 "야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결과에 상관없이 베이스까지 최선을 다해 뛰어야 한다고 배웠다. 프로 선수로서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팬들에 대한 예의이자 의무"라고 전력 질주를 당연하다는 듯 여겼다. 
매서운 방망이와 빠른 발 그리고 뛰어난 판단력을 고루 갖춘 구자욱과 피렐라. 올 시즌 삼성의 원동력 중 하나다. /what@osen.co.kr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진행됐다.6회초 무사 1루 삼성 피렐라가 도루 성공한뒤 공이 뒤로 빠지자 3루로 질주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