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자동차'의 정형화된 형태는 '세단'이었다. SUV나 픽업, 왜건 등과 상대적 개념이 필요할 때만 '세단'이라는 단어를 찾았을 뿐, 자동차는 곧 세단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인식이 영원히 지속되리란 보장이 없다. SUV가 무서운 기세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영원할 줄 알았던 세단이 제 살길을 도모해야 할 시대가 왔다. 폭스바겐의 상징적 중형 세단, 파사트는 '스마트 비즈니스 세단'에서 새 길을 찾았다. 다른 경쟁 세단은 물론 SUV가 지닌 장점과도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넥스트 세단(Next Sedan)’은 종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야 했다.
파사트는 퍼포먼스와 안전이라는 전통의 키워드에 더해 '스마트'라는 단어를 끄집어냈다. 스마트 시대에 걸맞은 똑똑한 기능으로 충직한 비즈니스 파트너 구실을 하겠다는 철학을 파사트에 넣었다. 올초 출시된 8세대 부분변경 모델, '신형 파사트 GT'가 새로운 철학으로 무장한 대표선수다.

스마트 비즈니스의 충직한 파트너를 자청한 몇 가지 기능을 먼저 체크해 보자.
출발부터 210km/h까지 부분자율주행이 가능한 'IQ.드라이브'가 첫 번째다.
IQ.드라이브는 폭스바겐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통합해 부르는 새 명칭으로 완전자율주행으로 가는 이정표다. 신형 파사트 GT에는 폭스바겐의 가징 진보된 기술의 IQ.드라이브가 들어 있다.

폭스바겐 최초로 신형 파사트 GT모델에 탑재된 '트래블 어시스트'는 IQ.드라이브의 핵심 기술이다. 출발부터 시속 210km에 이르는 주행 속도 구간에서 부분자율주행이 가능하게한다. 차량의 전방 카메라, 레이더 센서, 초음파 센서를 모두 활용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레인 어시스트, 사이드 어시스트 등의 주행 보조 시스템을 통합 운영한다.
또한 브랜드 최초로 정전식 스티어링 휠이 적용돼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움직이지 않고 가볍게 스티어링 휠을 잡는 것 만으로도 휠을 잡아달라는 경고를 잠재울 수 있다. 트래블 어시스트 주행 도중에는 약 15초 이상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지 않아도 경고 없이 주행이 가능하다.
두 번째 재주는 'IQ.라이트(IQ. Light)'다. 차량의 불빛에 지능을 심었다고 보면 된다.
신형 파사트 GT에는 LED 헤드/테일램프가 전 모델에 기본 적용됐으며, 2.0 TDI 프레스티지 모델부터 인터랙티브 라이팅 시스템 'IQ.라이트-LED 매트릭스 헤드라이트'가 탑재됐다.

이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야간 주행 시 더 넓은 범위의 도로를 최적화된 빛으로 비춘다. 여기에 상시 상향등 기능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다이내믹 라이트 어시스트', 굽은 도로에서 스티어링 휠의 각도에 따라 조사 범위를 변경해 시야 확보에 도움을 주는 '다이내믹 코너링 라이트'가 들어있다. 순차적으로 점등되는 전/후방 다이내믹 턴 시그널은 감성적인 아름다움도 준다.
세 번째는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IB3'다.
신형 파사트 GT에는 폭스바겐의 3세대 모듈라 인포테인먼트 매트릭스, MIB3가 브랜드 최초로 탑재됐다. 통신기기에서 시작된 '스마트'가 차량까지 이어지는 통로가 되는 기능이다.
스마트폰과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무선으로 연결해 활용할 수 있는 '무선 앱 커넥트' 기능이 전 트림에 기본으로 들어갔다. 운전자가 차량에 탑승해 최초의 연결 설정을 마치면 이후부터는 별도의 조작 없이 자동으로 연결된다. 스마트폰의 양대산맥,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모두 지원한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은 이젠 기본이다.

9.2인치 디스커버 프로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담았다. 이 내비게이션은 한국 운전자를 위해 폭스바겐 본사에서 별도로 개발했다. “안녕 폭스바겐(Hello Volkswagen)”이라는 명령어로 활성화 돼 내비게이션, 전화, 라디오 등 차량의 주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음성 인식 차량 컨트롤 기능은 물론이고 제스처 인식 기능도 들어갔다.

'한국형'이라는 말에는 각종 편의사양도 포함된다. 우리나라 자동차 소비자들이 꼭 따지는 사양들, 즉 통풍(앞좌석) 및 히팅 시트(앞좌석 및 뒷좌석), 스티어링 휠 열선 및 파노라믹 선루프, 전동식 트렁크 및 트렁크 이지 오픈 등이 프레스티지 트림부터 탑재됐다.
가격대도 매력적이다. 첨단 기능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품었지만 가격은 3,000만원 중반부터 시작한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한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편의 및 안전 사양을 풀옵션 급으로 갖춘 독일 세단인데도 말이다.
독일 정통 세단 특유의 탄탄한 승차감은 세월이 말해주는 기본기다. 신형 파사트 GT는 2.0 TDI 엔진에 7단 DSG가 조합돼 최고출력 190마력(3,500~4,000rpm)과 최대토크 40.8kg.m의 다이내믹한 성능을 발휘한다. 탄탄하면서 묵직한 느낌의 정속 주행과는 다르게 1,900~3,300rpm의 넓은 실용 영역에서 최대 토크를 발휘하기 때문에 순간 가속 시에는 경쾌하게 치고 나간다.

폭스바겐 TDI 엔진 특유의 높은 연료효율성도 놓치지 않았다. 신형 파사트GT 2.0 TDI 모델의 복합연비는 14.9km/l(도심 13.4km/l, 고속 17.4km/l), 2.0 TDI 4모션의 복합연비는 14km/l(도심 12.5km/l, 고속 16.3km/l)이다.
폭스바겐 관계자에 따르면 파사트 GT 구매층은 3040 세대가 주축이라고 한다. 그들 대부분은 콤팩트 세단에서 다음 세그먼트로 차급을 높이거나 브랜드를 갈아타고 있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이 같은 트렌드를 곧장 마케팅 포인트로 잡았다. 차량 반납 시 제공하는 혜택을 대폭 강화해 신형 파사트 GT 전라인업의 차량 반납 보상(트레이드인) 지원 혜택을 기존 300만원에서 450만원으로 늘렸다.
폭스바겐 파이낸셜 서비스 이용 시 주어지는 혜택에다 강화된 트레이드인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신형 파사트 GT 프리미엄 모델은 3,600만 원대부터 구입이 가능해진다. 이 상품을 이용할 경우 한국형 선호 사양이 다양하게 탑재돼 있는 프레스티지 트림은 4,400만 원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5년 15만km 보증 연장 프로그램도 폭스바겐코리아가 부르짖는 '수입자동차 대중화'의 핵심전략이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