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윤여정 배우의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에 대해 “한국 영화사라는 거창한 작품이 되기보다 윤여정, 개인의 승리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 26일 오후 JT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윤여정이) 오스카를 노리고 어떤 걸 준비하고 어떤 작품을 선택하고 어떤 연기 활동을 해오고 이런 게 아니었다”라며 이같은 생각을 전했다.
윤여정은 25일(현지 시간) 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로 여우조연상을 차지했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작품상 시상자로 나섰다.


이어 봉 감독은 윤여정에 대해 “연기 활동을 해 오신 지 벌써 50년이, 반세기가 넘었다. 꾸준히 성실하고 아름답게 연기 활동을 해 오셨는데, 뒤늦게 아카데미에서 알아본 것”이라고 말했다.
윤여정은 1966년 T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으며 첫 영화는 ‘화녀’(감독 김기영)다.
봉준호는 “이미 오스카상을 받을 만한 내공과 역량, 연기의 어떤 훌륭함은 이미 오래 전부터 갖추고 계셨던 분”이라며 “오히려 뒤늦게, 오스카가 좀 부지런함을 떨어서 윤 선생님을 찾아와서 상을 드린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함께 기쁨을 나눴다.
이어 그는 “사실 베니스영화제에서 강수연, 칸영화제에서 전도연, 베를린영화제에서 김민희도 있었다. 칸, 베니스, 베를린에서 이미 연기상을 다 받았는데 오스카가 국제영화제가 아니기는 하지만, 그래도 뒤늦게나마 이렇게 경의를 표하게 된 것이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오스카가 올바른 방향으로 잘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봉 감독은 오스카의 장벽이 허물어졌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그런 노력을 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한 거 같다”며 “오스카 전체 투표 회원이 한 9천 몇백 명 정도가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여전히 다수는 백인 영화인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래도 유색인종이라든가 또 미국, 영국 이외에 비영어권의 투표권자 회원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그러한 방향으로 노력을 하고 있는 건 사실인 거 같다. 다양한 기회들이 생겨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열린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으로 작품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 등 4관왕을 차지했던 바.
이날 그는 “굳이 아시아와 한국, 트렌드나 콘셉트로 묶는 것보다 ‘미나리’라는 작품 자체가 갖고 있는 아름다움과 훌륭함이 있었기 때문에 상을 받게 된 거 같다”며 “재미교포 감독님께서 한국 가족의 이민사를 다룬 것이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한국 영화 또는 한국인을 다룬 영화가 결과적으로는 연이어 수상을 하는 좋은 결과가 나온 거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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